산업 생활

초저가 와인에 취한 2030

올 상반기 수입액 25% 증가

한병 1만원 이하...대중화 견인

'캐주얼 와인바'도 인기 한몫




2030세대가 합류하면서 심리적 장벽이 높았던 ‘우아한 술’ 와인이 ‘국민 주종(酒種)’으로 거듭나고 있다. 점심 먹을 때는 물론 소개팅 자리에서도 1만원 이하의 와인 한잔을 즐기는 젊은 층이 늘면서 와인이 완전한 대중화의 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와인 수입액과 물량은 전년보다 각각 25%, 17%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소폭 성장했던 와인 시장이 급성장세로 돌아서자 와인수입업계는 “와인의 본격적인 대중화가 시작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성장세는 가성비를 따지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선호하는 병당 1만원 미만의 ‘초저가’ 와인이 주도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소비자가 2만원 미만의 와인을 ‘저가 와인’이라고 지칭하는데 이보다도 더 저렴한 와인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1위 와인 수입업체 금양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순위권을 차지한 제품은 스페인에서 수입한 저가 와인 ‘롤라이오 상그리아’ 3종이었다. 정가는 병당 9,900원이지만 대형마트 등에서는 6,900원에 판매된다. 이들 3종의 판매량을 모두 합치면 장수 1위 제품인 ‘1865 까버네 쇼비뇽’ 와인의 판매량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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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고객층이 두터운 편의점에서는 와인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CU에 따르면 맥주와 소주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4.3%, 11% 신장한 반면 와인 매출 상승률은 36.5%을 기록했다. CU 관계자는 “젊은 와인 소비자들의 와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병당 5,000원 미만의 와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와인의 대중화에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캐주얼 와인바’도 한몫 했다. 와인을 몰라도 선호하는 와인을 고를 수 있도록 ‘와인 선택 맵’을 제공하거나 콜키지 차지 비용을 저렴하게 책정해 편의점·마트에서 산 저렴한 와인을 가지고 와 마실 수 있게 한 것. 와인주막차차가 와인을 잔 단위로 3,000원에 판매하며 인기를 끌자 와라와라도 비슷한 콘셉트의 ‘오늘, 와인한잔’을 론칭하고 강남, 홍대 등을 중심으로 잔 단위 와인을 판매하는 곳이 속속 생겨났다.

나기정 와인주막차차 대표는 “폭음하는 음주문화에서 음식과 함께 술을 음미하는 쪽으로 음주 문화가 바뀌고 있다”며 “와인을 찾는 세대가 점점 어려지고 있는 만큼 주 고객층인 30대가 아닌 20대를 겨냥한 새로운 와인바 브랜드를 조만간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인주막차차 을지로점./사진제공=와인주막차차와인주막차차 을지로점./사진제공=와인주막차차


롤라이오 상그리아 와인./사진제공=금양인터내셔날롤라이오 상그리아 와인./사진제공=금양인터내셔날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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