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朴 재판개입 의혹'에 檢 칼 빼긴했지만..

김영재 부부 특허분쟁소송 자료

대법원이 靑에 불법 제공 포착

유해용 전 연구관 압수수색

'강제징용 訴' 수사도 속도내지만

관련자 수색 영장 잇따라 기각

법원문턱 못넘어 소명 쉽잖을듯

0615A31 박근혜재판개입의혹



박근혜 정부가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비선 의료진 특허소송 등에 개입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하고 압수수색·소환조사 등 강제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검찰은 국정농단 사태에 이어 재차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혐의 등을 적용하려는 포석이지만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잇따라 좌절돼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5일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유 전 연구관은 대법원이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이자 최순실씨 단골병원인 김영재 원장 부부의 특허분쟁 소송 자료를 청와대에 불법 제공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일제 강제 징용자 민사소송 개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6일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그동안 양승태 사법부 재판거래, 불법 사찰 의혹 등의 수사에 집중했다. 당연히 수사 대상은 당시 사법부 윗선이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2013년 말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에 당시 차한성 법원행정처장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불러 일제 강제 징용자 민사소송 재판 진행 상황을 논의한 진술·단서를 확보했다. 특히 김 전 비서실장으로부터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사건을 해결하라고 박 전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진술도 받았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법원이 2016년 청와대의 요구에 따라 김 원장 부부의 특허분쟁 소송 자료를 청와대에 불법 제공한 정황도 포착했다. 각종 재판에 박 전 대통령이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자연히 검찰의 칼날이 박 전 대통령을 다시 겨누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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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혐의 소명 과정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재판 개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있으나 잇따라 법원 문턱에서 좌절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3일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가 전범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곽 전 비서관을 비롯해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전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실 판사, 일본 전범 기업을 대리한 변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압수수색을 허용하지 않았다. 법원이 유 전 연구관의 변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기는 했으나 그나마도 “김 원장 측의 ‘특허소송 관련 문건 1건만’ 압수수색하라”며 범위를 제한했다. 이는 검찰이 이미 법원행정처로부터 임의제출 방식으로 넘겨받은 자료다. 검찰은 “이미 확보한 자료 1건 외에는 압수수색을 하지 말라는 것은 영장을 발부하는 외형만 갖추되 실제로는 발부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 개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할 수 있다”며 “하지만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는 등 강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마저 쉽지 않아 검찰이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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