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의 용의자를 러시아 정부 요원 출신이라고 특정하고 이들을 기소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6개월 전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아(33)에 대한 암살을 시도한 용의자가 러시아군 총정보국(GRU) 장교 출신들이라고 밝혔다.
이날 앞서 영국 검찰은 러시아인 알렉산더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시로프를 살인공모와 살인미수, 화학무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고국 러시아에서 복역하다가 풀려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스크리팔 모녀에 대한 암살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용의자가 모두 40대로 가명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초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스크리팔 부녀는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돼 쓰러졌다. 스크리팔 부녀는 노비촉에 중독돼 솔즈베리 지역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 현재 영국 정부의 보호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법은 자국민의 인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에 이들 용의자의 인도를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3월 4일 스크리팔 부녀가 중독되기 이틀 전에 항공편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런던으로 건너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말 솔즈베리에서 13km 떨어진 에임즈버리의 한 건물에서 찰리 롤리(45)와 던 스터지스(44) 커플 역시 노비촉에 중독돼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이들이 스크리팔 부녀 암살시도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물질에 중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스터지스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7월 사망했고, 롤리는 퇴원했다가 최근 수막염과 시력 문제로 재입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