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공유경제 세상이 아닙니까. 혼자 하기 어려운 딜도 공유하고 힘을 합치면 해낼 수 있습니다.”
정한설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는 사모투자펀드(PEF) 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공유 전략을 내세운다. PEF 종사자들은 엘리트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투자 전문가들이다. 남들이 모르는 딜을 찾거나 남이 가진 딜을 뺏는 게 다반사다. 투자 선진국이라는 미국조차 소수정예의 인력들이 아이비리그 학연 등 인맥을 통해 딜에 접근하고 기업을 사고판다.
국내 토종 PEF 중 가장 큰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키워낸 정 대표는 이 같은 업계의 관행과 반대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 캑터스 PE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6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팀과 만나 “20여년 PEF 업계에서 일하면서 수백 개의 딜 투자 구조를 짠 경험이 있다”며 “투자를 진행하면서 어려움에 처한 신생 PE와 서로의 장단점을 공유하면서 상생의 해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PE의 구조를 같이 짜는 것뿐만 아니라 업종에 따른 공유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 대표는 “캑터스를 비롯해 신생 PE는 많은 인력을 고용할 수 없는데 특화된 업종별로 전문가를 두고 PE끼리 공유하면 비용을 줄이고도 더 많은 딜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내에 처음 본격적인 세컨더리와 스페셜시추에이션 전략을 도입했다. 세컨더리란 외부투자나 인수가 이뤄진 기업에 재투자해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뜻한다. 스패셜시추에이션은 일시적으로 부실해지거나 전략수정·사업재편이 필요한 기업을 살려 투자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그는 “캑터스에서는 스페셜시추에이션 전략을 주축으로 하고 동시에 성장을 추구하는 그로스캐피털 전략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출신인 정 대표는 “젊은 시절 6년 동안 엔지니어로 공정개발업무를 하면서 뿌리산업은 잘 무너지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며 “성장성이 있는 해외진출과 관련한 투자뿐만 아니라 안정성이 있는 뿌리산업에 투자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세원·강도원기자 why@sedaily.com
*시그널 9월6일 오전 8시35분 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