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차(005380)가 전통적인 제조업체를 뛰어넘은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인도 친환경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해 내년부터 전기자동차를 선보이고 수소전기차 넥쏘도 조기 투입할 계획도 밝혔다.
정 부회장은 7일 인도 뉴델리 ‘비자얀 바반’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 기조연설에서 “모빌리티 영역의 혁신적 변화가 생활과 환경·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 공유경제 확산 등에 따라 크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현대차를 통해 혁신기술을 선도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구현을 위해 △친환경 이동성(Clean Mobility) △이동의 자유로움(Freedom In Mobility) △연결된 이동성(Connected Mobility) 등 현대차의 3대 전략 방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 처음 내놓은 내용으로 ‘디지털 인디아’ 정책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최근 인도의 변화에 동참하며 자동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올해 7월까지 인도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7.5% 늘어난 32만여대를 판매해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략형 모델 i20는 7만4,000여대가 팔렸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는 14.6% 증가한 7만1,000여대가 팔리는 등 인도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친환경 이동성’을 소개하면서 내년부터 전기차 3개 모델을 인도 시장에 조기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소형 SUV 코나는 확정됐으며 나머지 두 개 모델은 앞으로 상황에 맞춰 결정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인 넥쏘도 선보일 예정이다. 넥쏘는 2월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직접 시승했으며 당시 모디 총리는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술에 높은 관심을 나타낸 바도 있다.
특히 모디 총리는 이번 서밋이 시작되기 전에도 행사장 내 별도 공간에 마련된 현대차의 디지털 전시장을 방문해 정 부회장을 접견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모디 총리는 정 부회장의 안내로 신기술 관련 디지털 영상을 관람했으며 미래 혁신기술 개발에 관해 주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서밋은 인도 정부가 모빌리티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처음 추진됐으며 인도의 마루티스즈키·타타·마힌드라를 비롯해 현대차·도요타·포드·혼다·벤츠·폭스바겐 등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우버·소프트뱅크 등 모빌리티 서비스업체 최고경영자(CEO) 등 1,200여명이 참석해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