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등 기후의 변화로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정체기를 맞은 세탁기 시장과 달리 아직 국내 보급률이 10%에 불과한 건조기 시장에 후발 가전업체들도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11일 위닉스는 독일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AEG와 손잡고 건조기인 ‘위닉스 텀블건조기’를 출시했다. 윤철민 위닉스 대표는 “이미 ‘뽀송 제습기’로 소비자에게 제습·건조 기술을 인정받은 위닉스가 의류건조기를 출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진화”라며 “빠른 시간 안에 10%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가는 게 일차적 목표”라고 밝혔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의류건조기의 판매량은 150만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세탁기 연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반기 건조기 판매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인 60만대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0%에 불과한 누적보급률이 내년도에 20%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 2016년까지 연평균 판매량 10만대에 불과하던 의류건조기 시장이 급성장한 것이다. 과거 소비자들은 가스식 설치의 번거로움과 높은 전기료의 부담으로 건조기 사용을 꺼렸으나 지난해 LG전자가 출시한 전기식(히트펌프식) 건조기가 이런 불편함을 없애며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를 적용해 효율과 성능을 높인 건조기를 내놓은 데 이어 5월에는 14㎏의 대용량 건조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대용량 건조기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특히 3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14㎏의 대용량 건조기 ‘그랑데’가 삼성 건조기 국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이번 2·4분기 국내 건조기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배나 증가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일과 삶의 균형(워크·라이프 밸런스)을 중시하는 문화 또한 건조기 시장의 성장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빨래와 건조를 한번에 빠르게 끝내고 싶어하는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