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높은 인지도로 차별화 행보...'1% 지지율' 극복이 과제

SWOT 분석으로 본 당 대표 <4>정동영 민주평화당

한때 이해찬·김병준과 '한솥밥'

여야 협상·투쟁서 유리한 위치

잇단 좌클릭에 당내 노선갈등

호남 이미지 고착화 등 위협요인

“5,000만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두 정당이 대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3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다당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선거구제 개편을 촉구했다.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되면서 그가 가장 먼저 언급한 것도 선거제도 개편이었다. 거대 양당에 유리한 현행 소선거구제가 이어지는 한 14석 평화당의 외연 확대는 요원하다는 판단에서다.“평화당의 존재감을 키우겠다”고 한 정 대표의 취임 일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몸집 불리기는 기본이요 바른미래당·정의당과 차별화되는 정체성을 키우는 게 시급하다. 선거구제 개편과 함께 야당발 정계개편 주도권을 쥘 수 있느냐는 정 대표는 물론 평화당의 향배를 가를 핵심 변수다.

정 대표는 ‘지지율 제고’와 ‘존재감 확립’이라는 과제를 안고 평화당 선장을 맡았다. 신임 선장의 최대 강점은 기자와 앵커를 거치며 쌓은 인지도다. 또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민주당 대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한솥밥’을 먹은 사이라 대여(對與)·대야(對野) 협상 및 투쟁에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외 환경도 나쁘지 않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경제 실정’으로 고용·분배 참사에서부터 부동산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겨냥할 수 있는 타깃이 여럿이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역시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다른 야당과 달리 초당적 협력을 외칠 수 있는 정 대표 입장에서 볼 때 불리한 이슈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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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 내부에 있다. 중도개혁을 표방하며 출범한 당의 ‘좌클릭’으로 인한 노선 갈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지난달 당 대표를 수락하며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가는 평화당”을 당 노선으로 천명했다. 이후 실제로 쌍용자동차 해고근로자 분향소, 아파트 건설현장 등을 누비며 사안마다 진보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지원 의원을 필두로 한 비 정동영(DY)계가 당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하면서 형성한 반(反) 정동영 기류가 앞으로 언제든지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 대표가 당의 지휘봉을 잡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지지율이 여전히 1% 정도에서 맴돌고 있는 것도 그의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밖에 무소속 의원을 영입해 다시 정의당과 공동으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 호남당 이미지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위협 요인이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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