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올해 들어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당국은 실물경기 악화를 우려해 최근 지방정부 등의 인프라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1~8월 고정자산투자액이 41조5,158억위안(6,78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5.6%)와 지난 1~7월 투자 증가율(5.5%)을 모두 밑도는 수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5년 이후 23년 만에 최저치다. 2013년 평균 20% 수준이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2015년 10%대로 떨어진 후 올 들어 7월 처음으로 5%대로 곤두박질쳤다.
다만 이날 함께 발표된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해 전달(6.0%)에 비해 다소 호전됐다. 실물경기에 민감한 소매판매 증가율도 9.0%로 전달(8.8%)에 비해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지도부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출 부진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소득세 감면 확대, 관광지 요금 할인 유도 정책 등을 펴면서 소비진작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촉진 정책들은 아직 실물경제 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