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층 강화된 2인자의 위치에 오른 정 수석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지배구조 개편안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을 보좌하는 젊은 임원진들이 대거 등용되는 세대교체가 시작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정 부회장을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에 대한 인사는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전보·승진한 후 9년 만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경영업무 전반을 총괄해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게 된다. 이번 인사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통상 문제 악화와 주요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 등 급변하는 경영상황에서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그룹 차원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내 정 수석부회장의 입지는 과거와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아자동차 사장직을 수행하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다른 직함은 맡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등 일부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올라 있기는 하지만 공식적인 직책을 맡고 경영에 관여해온 계열사는 현대차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현대차는 물론 기아차와 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현대모비스·현대위아·현대캐피탈·현대카드·현대차증권·현대라이프·현대글로비스·현대로템·이노션월드와이드·해비치호텔&리조트 등 완성차·철강·건설·자동차부품·금융·유통·서비스 등에 이르는 전 계열사 경영을 총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를 ‘3세 경영’ 등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며 “정 수석부회장은 정 회장을 보좌하면서 주요 경영사안은 정 회장에게 보고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그룹 전반의 경쟁력 강화, 신사업 추진, 통상 문제 등 현안 극복, 그룹 인사 등 그룹 경영 전반과 주요 사안에 대해 정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