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조부(세르게이 박)가 고려인인 프로복서 겐나니 골로프킨(36·카자흐스탄)의 무패 행진이 40번째 경기에서 멈춰 섰다. 1년간 골로프킨을 철저하게 분석한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8·멕시코)가 재대결 끝에 미들급 최강자로 우뚝 섰다.
알바레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골로프킨과 12라운드 접전 끝에 2대0(115대113 115대113 114대114)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알바레스는 꼭 1년 만의 재격돌에서 골로프킨에 생애 첫 패배를 안기고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알바레스의 프로 전적은 50승(34KO) 2무 1패가 됐다. 반면 골로프킨은 38승(34KO) 1무였던 전적에 1패를 적어넣었다. 골로프킨은 ‘전설’ 버나드 홉킨스(53·미국)가 1995~2005년에 세운 20차 방어를 넘은 미들급 역대 최장 21차 방어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무산됐다.
지난해 9월16일 두 선수의 첫 대결은 골로프킨이 우세했다는 평가 속에 1대1 무승부 판정으로 끝났다. 이후 애초 지난 5월6일 재대결을 펼치기로 했으나 알바레스가 올 2월 두 차례 도핑 검사에서 클렌부테롤 양성 반응을 보여 연기됐다. 클렌부테롤은 근육 강화 성분이 있어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한 약물이다. 알바레스 측은 멕시코 축산농가에서 쓰는 사료에 오염된 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로부터 징계 수위를 6개월 자격 정지로 50% 경감받으면서 이날 재대결이 성사됐다.
알바레스는 초반 4라운드까지 점수를 쌓았다. 다양한 테크닉으로 상대인 ‘돌주먹’ 골로프킨의 빈틈을 노렸다. 8살이 더 많은 골로프킨은 4라운드 후반부터 반격에 나서 10라운드와 11라운드에서 알바레스를 비틀거리게 만들기도 했지만 경기 초반 열세와 체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패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