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교황,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 칠레 고위 성직자 '영구 제명' 명령

세계 각국에서 터지는 성추문으로 가톨릭의 신뢰가 추락하는 와중에 결정, 교황도 책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

십자가상 너머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6일 바티칸 집무실에서 성 베드로 광장을 굽어보며 안젤로스 기도회를 인도하며 강론하고 있다./AP=연합뉴스십자가상 너머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6일 바티칸 집무실에서 성 베드로 광장을 굽어보며 안젤로스 기도회를 인도하며 강론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위 사제가 성직 박탈과 함께 영구 제명됐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16일(현지시간) 칠레 가톨릭 교구가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날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크리스티안 프렉트의 성직을 박탈하도록 명령했다고 발표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 결정은 미국과 호주, 아일랜드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이어지는 성직자들의 성추문과 이에 대한 대처 미흡으로 가톨릭 교계의 신뢰가 추락하는 가운데 내려졌다.


프렉트는 1970년대 아구스토 피노체트 전 독재정권이 자행한 고문 등 인권 탄압에 맞서 싸운 가톨릭 인권보호단체를 이끈 인물이지만, 이전에도 다른 성추행 혐의로 5년간 직무 정지를 당한 바 있다. 산티아고 대교구는 그가 이번 결정에 항소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사법당국도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칠레 검찰은 1960년 이후 아동 178명을 포함한 총 266명에게 성폭력를 가하거나 관련 사실 은폐한 혐의로 가톨릭 성직자와 평신도 258명을 수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검찰은 지난달 마리스트 형제회에서 발생한 성 추문 사건의 증거를 확보를 위해 주교회 본부를 압수수색 한 데 이어 이달 13일에도 4개 가톨릭 교구에서 압수수색을 한 바 있다.

교황은 칠레 사법당국의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철저한 자체 진상조사를 지시하는 한편 칠레 가톨릭 교계의 성추행 문화와 은폐 관행을 강력히 비판한 바 있지만, 지난 2015년 성추문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칠레 오소르노의 후안 바로스 주교의 성직자 성추문 은폐 의혹에 대해 “증거가 없다”며 그를 주교로 임명했기 때문에 교황 역시 의혹을 외면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노진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