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007070)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직영점 대신 가맹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을 키우고 있다.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로 경쟁사들이 신규 출점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나홀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SSM인 GS슈퍼마켓이 8월 300개를 돌파했다. GS리테일의 SSM은 2016년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다. 2016년 277개에서 지난해 289개로 성장했고, 9월 현재 총 305개가 문을 열었다. 경쟁사인 롯데슈퍼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총 매장 수는 GS슈퍼마켓보다 많지만 연간 9~10개씩 줄어들고 있다.
GS슈퍼마켓 중 늘어난 것은 직영점보다는 가맹점이다.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체 매장 수가 23개 늘었고 그중 가맹점이 18개였다. 직영점은 본사가 모든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수익도 모두 가져간다. 가맹점은 본사와 투자금과 수익을 나누는 구조여서 위험이 낮은 만큼 수익성도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가맹점을 늘리는 이유가 SSM 규제를 피하기 위해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2010년부터 SSM이 재래시장 등 소상공인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 시켰다. 각 지자체는 사업조정 대상이 되는 SSM의 출점을 막거나, 판매품목을 제한할 수 있다. 영업시간·주말 영업 여부도 규제 대상이다. 다만 이 같은 규제는 본사가 51% 이상 비용을 부담한 SSM에만 해당한다. GS리테일의 가맹점은 본사가 50% 이내로 비용을 내기 때문에 규제를 받지 않는다.
규제 이외에 매출 다변화도 이유로 거론된다. 업계 1,2위인 롯데슈퍼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모기업을 통해 대형마트를 영위하고 다양한 형태의 수퍼마켓도 운영하고 있다. 반면 GS리테일은 일반 유통 분야 매출 비중이 편의점(75.1%)이외에 SSM사업부(17.6%)가 2위에 해당한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수익성을 다소 낮춘 가맹점을 좋은 상권에 유치하는 생존방식을 선택한 셈이다.
수년간 적자로 매각 혹은 철수설이 나돌던 GS리테일의 SSM 사업부는 올해 2·4분기 21억원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2015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GS슈퍼마켓이 서울 시내 재건축 단지 등 좋은 상권에 가맹점을 열면서 본사 수익이 늘고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도록 법을 개정하면 가맹점주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