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063170)이 다음 달 1일 열리는 ‘제26회 홍콩세일’에 총 49점, 약 170억원어치의 작품을 출품한다.
지난 5월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붉은색 전면점화 ‘3-Ⅱ-72 #220’을 약 85억원(6,200만 홍콩달러)에 팔아 한국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운 서울옥션답게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의 오방색 전면점화를 선보인다.
추정가 35억원 이상의 김환기 작품 ‘27-XI-71 #211’은 푸른색과 붉은색, 노란색과 녹색, 흰색의 점이 띠를 이루며 반복적인 점·선·면의 변주를 이룬다. 운율감이 두드러질 뿐 아니라 희귀작이라 눈길을 끈다.
총 5점 출품된 이우환의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대담한 붓터치로 캔버스 위에 자유로운 바람을 표현한 ‘바람과 함께’는 추정가 1억6,000만~2억5,000만원에 선보인다. 1981년작 파란색 ‘선으로부터’는 추정가 4억7,000만~7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한국 현대미술을 전략적으로 세계무대에 선보이고자 기획한 ‘중견작가’ 작품도 관심을 모은다. 서울과 뉴욕·런던을 오가며 작업하는 서도호(56)의 ‘카르마’는 종이 위에 섬세한 바느질로 사람 형상을 만든 ‘실 드로잉’ 작품으로 추정가는 4,800만~7,000만원 수준이다. 서도호는 지난 200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서 유리 발판을 떠받치고 있는 군중을 표현한 ‘플로어(Floor)’를 선보였고 이어 2003년 아트선재센터 전시에서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다룬 ‘카르마’로 주목 받았다. 지난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한 작가 이수경(55)은 도자기 파편을 금박으로 이어붙인 ‘번역된 도자기’ 시리즈가 대표작이며 설치, 영상, 회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출품작 ‘번역된 도자기’는 추정가 약 2,200만~4,000만원에 경매에 오른다. 또한 2차원의 사진으로 3차원 조각을 제작하는 권오상(44)이 프랑스 명품 에르메스의 식기·우산·신발 등을 촬영해 만든 사진조각 ‘우산과 말’(이하 추정가 1,700만~3,000만원), 차가운 물성의 기계로 자연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기계 생명체 조각으로 주목받은 최우람(48)의 ‘에코 나비고의 무리’(1,100만~2,500만원)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폭넓은 수요와 환금성을 갖는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네트’와 ‘호박’ 등이 선보이고 줄리안 오피, 베르나르 브네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성자,김창열,박서보,이강소,오수환 등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작가들의 작품도 새 주인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