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단독]1兆 전기차 R&D사업 시동, 국산차 활로 뚫는다

산업부 '부품산업 육성사업' 기술 타당성 적합 판정

이달중 본 예타 돌입...내년 상반기 최종 결론날 듯

업계 "정부자금 마중물돼 민간투자도 늘것"기대감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ENTECH 2018)에서 관람객들이 수소전기차와 소형전기차 등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지난 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ENTECH 2018)에서 관람객들이 수소전기차와 소형전기차 등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자동차 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 연구개발(R&D)에 1조원을 쏟아붓는다. 사업 규모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올해 5대 신산업 분야 R&D 예산(3조1,580억원)의 3분의1수준으로, 전기차 분야에만 이처럼 대규모 정책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9,700억원 규모의 전기차(xEV) 부품 산업 육성 사업이 기술 타당성 평가에서 ‘적합’ 판정을 받고 예비타당성 평가 대상에 선정됐다. 지난 7월부터 R&D 사업 예타 권한이 기획재정부에서 과기부로 넘어가면서 기재부의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조사기간도 13개월에서 6개월로 대폭 단축됐다. 이달 중 본예타에 돌입할 경우 내년 상반기면 최종 결론이 나온다. 우리나라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에 빨간불이 들어온 만큼 최종 통과도 무난할 것으로 평가된다.

1915A08 연도별 자동차 산업 생산 실적


사업의 목표는 현재 4,000만원이 넘는 전기차 가격을 3,000만원대 이하로 낮추고 한 번 충전 시 400㎞인 주행거리를 600㎞ 이상으로 높여 상용화를 가속하는 것이다. 중소기업과 정부 산하 연구기관 등이 지원 대상이며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공용·개별 부품 개발 등을 총망라해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전기차 R&D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 실적은 2011년 466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12만대로 50만대 넘게 줄었다. 중국과 미국 수출이 줄고 한국GM의 군산공장이 문을 닫은데다 경기까지 침체하면서 올해와 내년 역시 어렵다. 이 영향으로 자동차부품 업체들까지 위기에 처해 있다. 올 7월에는 소비 유도를 위해 승용차 개별소비세까지 인하했지만 그 효과가 과거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점도 정부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2015년 8월 개소세를 인하한 뒤 다음달 내수 판매는 16.3%나 증가했지만 올 8월에는 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차 선호 현상도 뚜렷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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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악화하는 자동차 산업을 반등시키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전기차 시장을 키우기로 한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 차 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며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실적은 줄지만 벌써부터 친환경차 생산업체와 부품 제조업체들은 매출이 개선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업계도 이를 반겼다. 전기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단위로 정부가 전기차 R&D를 지원하면 전기차 상용화에 확실히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자금이 마중물이 돼 민간 투자도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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