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삼성화재와 삼성전기는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761만7,297주(3.98%)를 모두 매각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기가 500만주(2.61%), 삼성화재가 261만7,297주(1.37%)를 각각 처분한다. 매각 주관사는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크레디트스위스(CS)이 맡았다. 지분 매각 이후 양사가 확보하게 되는 자금은 1조원 규모다.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삼성물산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삼성그룹에 남아 있던 4개의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해소된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지난 2015년 합병하는 과정에서 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매각하도록 한 유권해석을 번복해 904만주를 모두 처분하라고 결정했다. 삼성SDI는 4월 보유 중이던 삼성물산 지분 전량(404만2,758주)을 블록딜로 처분해 7개 순환출자 고리 중 3개를 끊어냈다. 삼성은 매각 명령을 받은 삼성SDI 외에도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들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블록딜은 회사 지분에 연연하기보다 경영능력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이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해도 대주주 일가의 경영권에는 별문제가 없다. 이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30% 이상이다.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는 지분매각 대금을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