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하고 사랑스러운 배우 한지민이 험난한 세상에 상처받았지만 강인함을 간직한 ‘백상아’로 변신했다. 세상을 등진 여자 ‘백상아’로 분한 한지민은 세상이 버린 자신과 닮은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된다. 아동 학대 사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미스백’이 베일을 벗었다.
27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용산CGV에서 영화 ‘미쓰백’(이지원 감독)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한지민, 김시아, 이희준, 감독 이지원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의 타이틀 롤을 맡은 한지민은 험난한 세상에 상처받았지만 강인함을 간직한 ‘백상아’로 분해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본래의 깨끗한 피부를 포기한 거친 피부 연출, 짧은 탈색 머리, 짙은 립스틱 등 강한 분장부터 검은 가죽 재킷, 딱 붙는 스커트, 버건디 색 힐 등 포스 넘치는 의상까지 장착하며 와일드한 비주얼로 변신한 것이다. 또한 거침없는 말투와 담배를 피워 무는 모습 등을 보이며 척박하게 살아온 ‘상아’의 인생을 그 자체로 보여준다.
한지민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학대 받은 아이들을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고 털어놨다. 작품의 주제의식이 배우의 마음을 진심으로 건드린 것.
그는 “매체에서 아동학대 뉴스를 접할 때마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아프지만 막상 그때 뿐이고 애써 바라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런 부분을 영화란 장르를 통해 보게 된다면 다르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지민은 “배우로서 변신이나 도전의 기회였기보다는, 시나리오를 읽었을때 상아와 지은이라는 인물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 어느 곳, 곳곳에 모르고 지나쳤거나 외면했을 수 있는 자리에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미스백’은 세상을 등진 여자와 세상이 버린 아이가 만나 서로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는 영화. 한지민은 “어린 지은이에겐 백상아가 한 줄기 빛처럼 보이겠지만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던 상아에게도 지은이는 희망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 백상아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전과자가 됐지만, 세상과 문을 닫고 지금의 삶을 살기까지의 전사와 관련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하며, 상아의 내면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에 대해 언급했다.
이지원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이 감독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 보였던 이웃집 아이의 눈빛을 외면한 적이 있다는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등진 여자와 세상이 버린 아이의 만남을 통해 공감대를 자극하는 진한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감독은 “옆집 아이가 고통받고 있다는 걸 알기 전에는 쏟아지는 기사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지금도 어디선가는 또 다른 지은이같은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고통받는 지은이들이 한명이라도 더 발견돼 도움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미쓰백’은 실제 아동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이지원 감독은 “실제 사건을 잘 표현하고, 어디선가 실제로 일어난 듯한 느낌을 줘서 경각심을 주는 게 숙제이자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연출 포인트에 대해 밝혔다.
한지민 역시 실제처럼 다가갈 수 있게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 속에선 주미진 역 권소현과 처절한 맨몸 액션을 선보인다.실제로 공사장에서 3일을 찍는데 카메라를 펼쳐놓고 둘이 싸웠다는 후문. 그는 “시나리오 볼 때부터 어떻게 담을까 고민했다“ 며 ”보통 남자분 액션은 합을 짜놓고 고민하는데 가짜처럼 보이고 날 것 같은 여자들 싸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유튜브에서 몸으로 싸우는 장면도 봤다”고 고백했다. 이어 “실제 상아와 주미진의 대립되는 감정으로 싸웠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선 관객을 분노하게 만드는 아동학대의 실태를 접할 수 있다. 한지민은 “아동학대 뉴스를 접할 때마다 사람으로서 인간으로서 할 행동인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었다. ”고 전했고, 상아를 끝까지 지키려 애쓰는 경찰 장섭 역의 이희준은 “극중 상황들을 이성적인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도 털어놨다. 두 배우 모두 학대 가해자 부부로 열연한 권소현 백수장에 공을 돌렸다. 그들은 “두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주셔서 도움을 받은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상아의 곁을 지키는 장섭으로 열연한 이희준은 ”장섭의 마음을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영화를 다 찍고 나서 생각해보니 장섭이란 남자는 감독님의 이상형인 것 같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소재 측면에서 드라마 ‘마더’와 유사하다는 지적 역시 이어졌다. 이지원 감독은 “영화 제작 초반에 드라마 ‘마더’의 진행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듣고 이 작품을 덮어야하나 고민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 감독은 드라마와 차이를 두기 위해 고민을 하고 시나리오를 써나갔다고 한다.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도움을 주셨던 아동보호 센터 분들의 바람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지원 감독은 ”유사성을 피하기 위해 상아 캐릭터를 연구하는 데 애썼다“며 ”상아라는 인물이 이전과의 작품과는 다른 행동력과 카타르시스 측면에서 차별점을 두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아동 학대의 실상은 상당이 충격적이다. 극 중 지은이 아동폭력을 당하는 장면 수위를 놓고 이 감독은 세심하고 고민했다고 했다. 감독은 학대피해 어린이를 연기한 김시아를 위해 병원에 가고 상담사와 만남을 갖게 하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이 감독은 “영화가 폭력을 다루는 방식이 또 다른 폭력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며 “폭력의 강도가 물리적으로 느껴지기보다는 고통받는 아이의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지민은 ”저희 영화로 인해 조금씩 조금씩 사회 변화가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고 ‘작은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이런 소재를 담은 영화가 보기에는 가슴 아프고, 다른 영화들과 비슷 하지 않냐는 말을 들을 수도 있지만, 이런 소재의 영화들이 많아졌음 한다. 그래서 아동 학대 관련한 관심의 문제가 ‘사회 문제’로 바뀔 수 있었음 한다”고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울림에 동참했다.
한편, 외면받고 소외된 세상의 모든 지은이에게 손을 내미는 영화 ‘미쓰백’은 10월 1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