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통신 "美 종전 바라지 않으면 우리도 연연하지 않아"

美에 대해 "60년 전에 이미 했어야 할 걸 두고 광대극 놀고 있다"며 맹비난

문재인 대통령(가운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가운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일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통신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종전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조미가 6·12 조미 공동성명에 따라 새로운 관계수립을 지향해 나가는 때에 조미 사이의 교전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통신은 이어서 “조미 쌍방뿐 아니라 조선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동북아시아 지역 나라들의 이해관계에 다 부합되는 종전은 결코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며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최근 미국의 이른바 조선문제 전문가들 속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해주는 대가로 북조선으로부터 핵계획 신고와 검증은 물론 영변 핵시설 폐기나 미사일 시설 폐기 등을 받아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궤변들이 나오고 있다”며 “종전은 정전협정에 따라 이미 반세기 전에 해결되었어야 할 문제로서 미국도 공약한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과 조선반도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선차적인 공정”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또한 “조선 문제를 전문으로 다룬다는 사람들이 60여년 전에 이미 취했어야 할 조치를 두고 이제 와서 값을 매기면서 그 무슨 대가를 요구하는 광대극을 놀고 있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통신은 이어서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구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영변 핵시설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온 세계가 인정하는 바와 같이 우리 핵계획의 심장부와도 같은 핵심시설”이라고 언급하며 “우리가 조미 수뇌회담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하여 실질적이고도 중대한 조치들을 계속 취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구태의연하게 대조선 제재 압박 강화를 염불처럼 외우면서 제재로 그 누구를 굴복시켜보려 하고 있다”며 미국의 북한 제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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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통신은 종전 문제가 과거 미국에 의해 먼저 제기됐으며,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10·4 선언,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것을 거론하며 “우리보다도 미국을 비롯한 다른 당사자들이 더 열의를 보인 문제”라고 주장하며 “그 누구든 진정으로 조선반도의 핵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다면 조선반도 핵문제 발생의 역사적 근원과 그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문제 해결에 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논평은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 조치인 종전선언 체결이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에 대한 대가로 주어져야 한다는 미국 측에 대한 반발로 분석된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노진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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