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은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단종수비대 꿀템추천’라는 제목의 영상 콘텐츠를 게시했다. 약 3분 길이의 이 영상은 올리브영에서 근무하는 상품기획자(MD)가 직접 출연해 제모 상품을 사용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상품을 소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영상은 게시한 지 약 1주 만에 조회 수 10만 건을 넘기는 기록을 세웠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실제로 네즈 왁싱젤 매출은 영상이 게시되고 난 뒤 1주일 새 전월 대비 3배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고 귀띔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사들이 전통적인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솔직하고 재치있는 리뷰·추천 영상을 도입하며 밀레니얼 고객 모시기에 팔을 걷어 부쳤다.
최근 인기몰이하는 웹예능처럼 입담이 좋은 내부 직원까지 출연시켜 노골적인 홍보 대신 재미 위주의 콘텐츠로 제품에 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제품 중에서 눈여겨 볼만한 아이템을 추려내는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뷰티 로드숍 미샤 역시 8월 초부터 내부 직원들이 출연하는 콘텐츠를 유튜브 등에 게시하고 있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개편하는 연장선에서 ‘채널M’이라는 영상을 올리며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미샤 직원들은 사무실 내부를 공개하고 회사에서의 일상을 보여주는 한편 신제품 리뷰도 자연스럽게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롭스는 뷰티 웹툰 작가 ‘된다’와 협업한 세일을 최근 진행하기도 했다. 롭스는 아예 세일의 명칭을 ‘된다 세일’로 정하고 그가 추천하는 아이템을 따로 마련했다. 롭스에 따르면 된다 작가가 추천한 10가지 상품은 지난 6월 브랜드 세일 행사 당시 진행했던 동일 및 유사 10가지 상품 대비 290%의 매출 신장을 보였다.
또 11번가에서는 뷰티 카테고리 MD들이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 NPB(유통사·제조사 공동개발 브랜드) 상품 ‘슬기로운 패드’ ‘신이 내린 패드’ 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화장품 제조 전문업체 ‘리즈멕’과 손잡고 만든 두 제품 모두 2차 클렌징에 사용하는 클렌징 패드다. 두 제품은 11번가 1뷰티 MD가 상품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해 불필요한 성분, 중간비용 등을 없앴다. 제조업체 ‘리즈멕’은 제조와 CS 등을 맡았다. 이번 상품 개발에 참여한 11번가 최슬기 뷰티 MD는 “평소 성분들이 많은 화장품을 접할 때마다 ‘정말 필요한 성분만 담은 화장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오랜 기간 해왔다”면서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듭해 20가지 유해성분을 배제하고 중간유통과정도 생략해 1만 원이 넘는 시중가보다 저렴한 7,000원대의 가격대에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품 개발 배경 등 제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흥미로운 콘텐츠로 제작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면서 “특히 내부 직원은 편향적인 위치에 있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