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5·KEB하나은행)이 국가대표로 나서는 설렘과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박성현은 2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두 달 전부터 긴장되고 설렜다”며 “귀국 후 바쁜 일정을 보냈지만 대회가 시작되면 경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주관하는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세계랭킹 상위 선수가 속한 8개국이 2년마다 벌이는 국가대항전이다. 3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는 4일부터 나흘간 펼쳐진다. 각 팀은 4명씩으로 구성되며 2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벌인 뒤 상위 5개국이 최종일인 7일 싱글 매치플레이 경기로 우승팀을 가린다.
이번이 이 대회 첫 출전인 박성현은 “(한국·일본·아시아·유럽 4개 투어 대항전인) 퀸즈컵에 대표로 출전한 적이 있지만 이 대회가 규모도 크고 쟁쟁한 국가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훨씬 긴장된다”고 했다. 이어 “국가대표로 나서는 것은 평소 경기와 달리 책임감이 커지고 개인이 아닌 팀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면서 “그래도 승리하고 싶은 마음이 부담감보다 더 크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올림픽에도 나가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한국에 자주 못 오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갤러리가 많을 때 공도 잘 맞고 힘도 나는 것 같다”며 응원을 부탁했다. 우승 경쟁국으로는 미국·잉글랜드·태국을 꼽았다.
지난달 30일 일본 투어 메이저대회인 일본 여자오픈을 우승하고 곧바로 입국한 세계랭킹 4위 유소연(28·메디힐)은 “일본 여자오픈은 이번 대회 준비를 겸해 나갔었는데 우승으로 자신감이 커졌다. 우승 기운이 우리 팀에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 세 번째 출전하는 유소연은 “1, 2회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3위, 2위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순위가 한 계단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우승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그동안 매치플레이 경험 부족으로 팀 구성, 전략 수립에서 약점이 있었고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는 기대치가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인지(23·KB금융그룹)는 “어제저녁 유소연 언니가 ‘우승 턱’을 낸 자리에 팀원들이 모여 잘 해보자고 결의했다”고 귀띔하고 “국가를 대표하는 것은 즐겁지만 부담이 좀 더 큰 게 사실이라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진 만큼 막내로서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쏟을 것”이라고 결의를 내비쳤다. 두 번째 출전인 김인경(30·한화큐셀)은 ‘미국팀 크리스티 커가 한국은 홈에서 중압감이 클 것이라고 했다’는 질문에 “커의 말을 마음 편하게 임해야 한다는 조언이라 생각하겠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시즌 중 허리 부상을 겪은 그는 “컨디션은 70% 정도지만 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회는 앞서 두 차례 모두 미국에서 열렸으며 2014년 1회 대회에선 스페인이, 2016년엔 미국이 정상에 올랐다.
/인천=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