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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국제금융시장] 美금리 상승에 일제 하락

기술주 악재 겹쳐 나스닥 1.8%대 급락...유럽 증시도 약세

美10년물 국채금리 3.23%까지 급등해 국제유가도 급락

글로벌 증시는 4일(현지시간) 미국의 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00.91포인트(0.75%) 하락한 26,627.4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3.90포인트(0.82%) 하락한 2,901.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5.57포인트(1.81%) 급락한 7,879.51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증시에서 자금을 뺐다. 미 국채 10년 금리는 이날 장중 3.2%도 뚫고 올라서면서 2011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다시 썼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0.07%포인트 급등한 3.23%까지 올랐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민간 고용지표가 23만 명 늘어난 데 이어 공급자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

뉴욕증권거래소 내부뉴욕증권거래소 내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기준금리가 여전히 중립금리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중 금리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1.8%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차입 비용이 증가하며 수익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다시 부상했으며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채권으로 증시 자금이 이동할 것이란 시각도 증시 불안을 자극했다.

기술주를 둘러싼 악재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중국이 애플과 아마존 웹 서비스(AWS)서버에 ‘스파이칩’을 심었다는 보도를 내놨다. 매체는 애플과 아마존 서버에 사용된 장비를 조립한 슈퍼 마이크로를 통해 반입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과 아마존은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슈퍼 마이크로 주가는 장중 한때 5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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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가 8개 주요 반도체 기업의 내년 순익 전망치를 5% 하향 조정하면서 마이크론과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장 후반에는 주요 지수가 낙폭을 다소 줄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기존 스탠스를 되풀이한 수준일 뿐인데 너무 과도하게 반응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리 상승 수혜 주인 은행주가 0.71% 오르고, 유틸리티가 0.55% 상승하기도 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1.02% 급등한 14.05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제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이어갔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에서 8,000명 감소한 20만7,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9월 중순에 발생했던 플로렌스 영향으로 상승했다가 한주 만에 다시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21만5,000명이었다.

미국 증시에 앞서 마감된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이날 미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하락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1.22% 내린 7,418.34을 기록했으며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1.47% 하락한 5,410.85로 마감했다.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영국과 프랑스 보다는 선전하며 0.35% 내린 12,244.14로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0.89% 내린 3,375.08을 기록했다.

런던 증시에서는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5.67% 급락하고, 프랑스 증시에서도 고가품 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4.89% 추락했다. 반면 금리인상 수혜주로 예상되는 코메르츠방크와 도이체방크가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각각 3.5%와 1.5%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4일(현지시간) 3% 가까이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08달러(2.7%) 급락한 74.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12월물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59달러(1.84%) 떨어진 84.70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국채금리 오름세와 맞물려 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인 원유의 투자수요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0.07%포인트 급등한 3.23%까지 올랐다.

금값은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30달러(0.1%) 내린 1,201.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 시장은 이날 별다른 재료 없이 좁은 범위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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