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전협정의 유지·관리를 책임지는 유엔군사령부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주둔을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웨인 에어 유엔사 부사령관이 전날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이 왜 열심히 종전선언을 추진하는지 의문을 품어야 한다”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발언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 평양으로 떠난 시점에 나왔다.
에어 부사령관은 북한을 ‘한미동맹을 가르는 전문가’로 칭하면서 “낙관론자들은 그 사람(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을 위해 ‘종전’이라는 새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해석하지만 비관론자들은 이것을 한미동맹을 갈라놓는 또 다른 술책(ploy)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전선언에 법적 토대는 없더라도 사람들은 유엔사 존재 여부에 대해 계속 의문을 품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종전선언은 결국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미끄러운 비탈길(slippery slope·발을 들이면 걷잡을 수 없는 험로)’로 접어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해 분위기 속에서도 북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어 “유엔사 해체 요구가 계속되겠지만 반드시 올바른 시점에 이뤄져야 한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는 정전 상태와 유엔사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