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호텔롯데 상장 정면돌파? 다른 계열사 먼저 속도조절?

辛회장 복귀로 관심 쏠리는 롯데 IPO 전략

지배구조 개편·그룹 영향력 확대에 호텔 상장 절실하지만

면세점 타격에 기업가치 90% 축소·中규제로 업황 부정적

롯데컬처웍스 등 계열사 IPO 먼저한뒤 기회 기다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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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석방으로 2016년 검찰 수사로 무산됐던 호텔롯데 상장의 재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도 핵심인 만큼 호텔롯데 상장은 당면 과제지만, 상장 무산 후 사드 갈등에 따른 중국과의 마찰로 면세점 실적이 축소돼 롯데그룹으로서는 향후 이해득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 ‘경영상 결단’이 필요한 상황에 총수 공백 상황이 해제된 만큼 금융투자업계는 롯데의 기업공개(IPO) 전략이 곧 가닥을 잡을 것으로 관측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의 경영 복귀로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이 동력을 얻을 전망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호텔롯데 상장은 당연히 긍정적”이라며 “면세점 사업 전망에 대한 판단을 거쳐 상장 재추진의 최종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롯데 비상경영체제를 책임진 황각규 부회장도 지난 5월 “여건이 되면 호텔롯데 상장을 빨리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호텔롯데 상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다. 롯데홀딩스와 복수의 주식회사L투자회사 등 일본계 법인들이 호텔롯데를 사실상 장악(지분율 97.2%)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을 통해 일반주주의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그룹의 지배력을 확대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했지만 호텔롯데에는 영향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호텔롯데가 만일 상장에 성공한다면 이후 롯데지주와의 합병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식품·유통(롯데지주 자회사)뿐 아니라 화학·건설(호텔롯데 자회사)까지 아울러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동안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낮아졌다는 데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2016년 호텔롯데의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는 12조9,231억원으로 이중 면세부문이 12조원 이상을 차지했는데 지난해 1조원대로 10분의 1 수준이 됐다”며 “경쟁사와 비교해도 기업가치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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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업황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사드 갈등이 완화됐지만 중국 단체 관광객이 회복되지도 않았고 특히 보따리상인 ‘다이궁(代工’에 대한 현지 세관 검사라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화장품과 면세점은 다이궁 매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런 소식으로 지난 4일 화장품은 업종 지수가 5%나 급락했고, 신세계, 호텔신라 등 면세점주도 하락 폭이 컸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짝퉁’ 판매자는 물론 거래가 이뤄지는 매장이나 플랫폼(인터넷 사이트 등), 개인까지 처벌하는 전자상거래 법안이 현지에서 제정돼 내년 발효를 앞두고 있는 점도 면세점주 투자심리를 크게 약화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신 회장의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관세청이 특허 유지 여부를 놓고 판단을 해야 하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다만 국내 전반적으로 고용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롯데 월드타워점 1,400여 명의 직원 고용이 걸린 점이 변수다. 롯데그룹 관계자자 “면세점 실적 등을 보고 향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사안으로 지금 당장 급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속도 조절을 언급한 이유도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텔롯데 외에 다른 계열사를 먼저 상장한 후 호텔롯데는 때를 기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를 투자·배급한 롯데컬처웍스(구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를 비롯해 코리아세븐, 롯데지알에스(롯데리아) 등을 우선 시장에 데뷔시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롯데컬처웍스는 신과함께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며 IPO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 7월 코스피에 상장된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5일 3만6,050원으로 공모가(2만9,800원) 대비 20% 이상 주가가 올랐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기존에 물망에 올랐던 계열사들을 먼저 IPO한 다음에 호텔롯데는 순차적으로 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다”고 전망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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