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미국발 '三重苦'에 맥 못추는 코스피

"악재 지속땐 2,200선도 위태"

연말까지 리스크 관리 주력해야

변동성 낮은 고배당·우선주 관심을




미국발 3중고에 국내 증시가 맥을 못 추고 있다. 금리 급등, 달러 강세,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의 불확실성이 신흥국으로 확대되며 국내 금융시장에도 불안감이 확산됐다. 신흥국 중에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로 평가받았던 한국 역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변수에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자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며 배당성향이 높은 고배당주, 변동성이 낮은 우선주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금리와 유가가 강세를 보이는 만큼 금융과 에너지업종도 수혜 종목으로 점찍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0.60% 하락한 2,253.83으로 마감했다. 지난 8월20일 이후 처음으로 2,260선 아래가 뚫렸다. 지난달 28일부터 엿새째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가 지수 하락의 주 원인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800억원 넘게 팔아치우며 6거래일간 1조5,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금리 인상, 달러 강세, 미중 무역분쟁 등이 이어지며 국내 금융시장이 3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예고됐고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큰 반응이 없었으나 미국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미 국고채 10년물이 3.2%를 넘어서며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는 다시 달러화 강세를 압박했다.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28일 1,109원20전에서 이날 1,133원을 돌파했다.

관련기사



남미나 아시아 신흥국처럼 외환시장이나 주식시장이 급변동성에 노출될 위기는 적지만 신흥국 대비 미국과 중국에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여건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협상에 대한 기대는 약해지고 분쟁의 강도가 높아져 10월부터는 그 여파가 국내 경제지표에 본격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대내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최악의 경우 코스피지수는 2,200선마저 위태롭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기 저항선이 됐던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2,260도 이미 붕괴 조짐을 보였다. 대신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 상단인 1,135원을 뚫고 연말 1,200원선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며 그 경우 코스피지수가 2,177선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유안타증권은 최악의 경우 지금보다 100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 차트상으로 2,250 수준에 위치한 지지대에 도달했고 추가로 하락해도 8월 저점인 2,218 수준의 지지력은 강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면 2,150 수준의 지지를 생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안전지대로 이동할 시기라며 ‘배당’과 ‘저변동성’을 강조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주가 하락 시 높아지는 배당 수익률로 주가 하방 경직성이 높은 배당주와 우선주의 비중을 늘려가라”며 “금융·지주회사·우선주·내수주가 안전지대에 위치한 업종”이라고 조언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 및 에너지 업종의 주식 성과가 두드러짐은 물론 관련 매크로 지표 호조에 따른 섹터 이익 추정치도 긍정적으로 변모했다”며 “유가, 원자재, 금리 상승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광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