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與 대표의 ‘경제 발언' 반성도 책임감도 안보인다

방북 기간에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구설에 올랐다. 이 대표는 8일 열린 당정청회의에서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얘기를 지금까지 공직생활을 하면서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경제팀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나왔고 경제를 잘 챙겨야 한다는 원론적 발언이라는 게 여당의 해명이지만 과연 그런지 의문이다. 오히려 한국 경제가 겪는 어려움이 별게 아니며 현 정부 탓이 아니라는 뜻으로 들린다.


동의하기 힘들다. 우리 경제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더 어려워졌다는 것은 정부에서조차 인정하는 내용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수치를 봐도 그렇다. 1년 전까지만 해도 30만명 선을 유지하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8월 3,000명까지 곤두박질쳤고 실업자 수도 100만명을 훌쩍 넘고 있다. 설비투자는 2·4분기에만도 5.7%나 줄었고 소비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9~3%였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 후반대로 낮췄다. 경제가 활력 자체를 잃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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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무역전쟁 격화와 신흥국 금융불안 같은 대외환경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최저임금의 과속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고용을 줄이지 않았더라면, 규제를 좀 더 과감하게 풀어 기업들에 활력을 불어넣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나빠지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정책 실패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권력을 잡는다는 것은 모든 것에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과 다르지 않다. 더군다나 집권당 대표라면 국민의 살림살이가 나빠졌을 때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정책 실패를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민주당이 진정 국민들과 고통을 함께하겠다면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마땅하다. 이것이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현 정부와 여당에 권력을 부여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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