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벤츠차’를 즐겨타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영접할 당시엔 롤스로이스로 보이는 검은색 차를 타고 온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폼페이오 만남에서 공개된 그의 또 다른 럭셔리카 등장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직후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폼페이오 장관을 맞이하기 위해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한 김 위원장 뒤로 검은색 차량 일부분이 찍혔다.
차 바퀴의 림 중간을 살펴보면 영국의 럭셔리카 브랜드인 롤스로이스의 로고로 추정되는 알파벳 ‘R’가 겹친 문양이 보인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공개석상에서 주로 벤츠 차량을 이용해왔다.
지난 4월 판문점 1차 남북정상회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모두 전용차인 벤츠 리무진을 이용했다.
또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함께 카퍼레이드를 했을 때 북측이 제공한 무개차(지붕 없는 차)도 벤츠의 최상급 모델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개조한 차량으로 추정됐다.
가격이 8억~10억원이 달하는 이 차량은 방탄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돼 차량 바로 밑에서 15㎏의 TNT가 터지거나 총에 맞아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방화 기능도 뛰어나 바로 옆에서 화염방사기를 쏴도 견뎌내며 펑크가 나도 주행이 가능한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해 타이어가 터져도 시속 80㎞로 100㎞까지 달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CNN은 “김 위원장이 유엔 제재를 위반해가며 어떤 경로로 이런 최고급 제품을 북한에 들여온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엔(UN)은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재로 대북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는 자리에 럭셔리카를 타고 왔다는 것은 대북 제재 이행을 강조하는 미국을 한 방 먹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