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필리핀 짝퉁 뿌리 뽑는다"...'원조' 아모레퍼시픽 상륙

필리핀 짝퉁 브랜드 '아이라휘'

이니스프리 디자인 무단 도용

간판에 'KOREA' 붙여 고객혼동

'이니스프리' 내달 직접 진출 통해

불법 유통 근절·브랜드 위상 제고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짝퉁 한국 화장품이 활개를 치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K-뷰티’ 를 지키기 위한 짝퉁과의 전쟁에 나선다. 한류의 위상을 악용해 현지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불법 유통망을 근절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각오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11월 필리핀에 진출한다. 이니스프리는 이미 필리핀에서 무단 도용돼 유통되고 있는 ‘그린티 미스트’ 등을 앞세워 원조 아이덴티티 차별화를 모색하는 한편 K-뷰티 브랜드 제고에 앞장 설 계획이다.

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한류에 편승해 짝퉁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은 필리핀에서만 약 70여 개에 달한다. 이 중 ‘무무소(무궁생활)’라는 기업이 3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어 ‘아이라휘(연혜우품)’가 메트로 마닐라와 세부 등지에서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아이라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현지 소비자들에게 한국 브랜드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간판에 ‘KOREA’를 붙이고 매장 내에서 한국 아이돌의 뮤직비디오를 틀어놓는 식이다. 특히 한국 제품의 캐릭터나 디자인을 무단으로 베껴 국내 기업의 지적재산권까지 침해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그린티 미스트’를 무단 도용하는 한편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한 ‘무지 선크림’도 버젓이 진열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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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짝퉁 한국 화장품이 유통되는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명 ‘설연수(Sulansoo)’라는 짝퉁 설화수를 불법으로 제조·판매하던 중국 업체는 지난 7월 아모레퍼시픽이 제기한 상표권 침해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바 있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짝퉁 화장품을 발견하면 당국에 요청해 단속하고 있지만 온·오프라인을 통해 불법 유통되는 사례를 일일이 단속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면서 “일부 업체들은 정품 인증 스티커를 붙이지만 이조차 위조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 유통은 브랜드 이미지 손상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짝퉁 한국 화장품이 양산되는 곳이지만 동시에 K-뷰티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분석된다. ‘한국’이라는 이미지만으로 짝퉁 제품을 소비하는 필리핀 소비자들에게 품질이 보장되는 정품은 더 큰 메리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필리핀 화장품 시장은 2017년 유로모니터 기준 36억 2,690억 달러(4조 3,530여억 원)로 동남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뷰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필리핀 진출을 앞두고 지난 상반기에 필리핀 법인을 설립했다.


◇아모레퍼시픽,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현황

지역 브랜드 매장 수
싱가포르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67개
태국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75개
베트남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24개
인도네시아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45개
말레이시아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33개
필리핀 이니스프리 -


이니스프리 그린티 미스트이니스프리 그린티 미스트




아이라휘 로고아이라휘 로고


아이라휘 홈페이지 캡처아이라휘 홈페이지 캡처


아이라휘 홈페이지 캡처아이라휘 홈페이지 캡처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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