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체중 100㎏ 넘으면 산토리니 당나귀 못 탄다...그리스 정부 규제 나서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계단을 내려오는 당나귀들. /서울경제DB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계단을 내려오는 당나귀들. /서울경제DB



오버투어리즘 논란이 그리스의 유명 관광지 산토리니의 명물 당나귀에까지 미쳤다. 앞으로 체중이 100㎏이 넘는 관광객은 이 당나귀들을 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최근 그리스 정부는 산토리니의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는 관광용 당나귀들에게 무게 220파운드(약 100㎏)가 넘거나 당나귀 체중의 20%를 초과하는 사람이나 짐을 싣지 못하도록 했다. 또 소유주들이 당나귀들에게 최상의 건강 상태를 보장하도록 강제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소유주들은 당나귀들이 아프거나 부상했거나 굽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새끼를 밴 상태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 어떤 상황에서도 당나귀를 영업에 투입할 수 없게 된다.


당국의 이런 지침은 산토리니의 당나귀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채 과체중 관광객이나 과도한 짐을 싣고 온종일 혹사당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빗발친 이후 나왔다. 지난 7월 동물권 옹호 단체가 당나귀를 관광객 이동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반대하면서 시작한 ‘산토리니 당나귀를 도와주세요’(Help the Santorini Donkeys) 청원에는 10만명 이상이 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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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수천 명의 과체중 관광객들이 제대로 된 안장도 없는 당나귀 등에 올라타면서 당나귀들이 척추 부상이나 살이 터지는 상처를 입어 장애를 안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성수기인 5월부터 10월까지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하루 평균 1,000여명에 달하는데, 당나귀들은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 관광객을 태우고 수백 개의 자갈 계단을 하루에도 4∼5차례씩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토리니의 동물보호단체 소속 크리스티나 칼루디는 “요즘 산토리니의 관광철이 과거보다 많이 길어졌는데 이는 당나귀들이 사실상 거의 1년 내내 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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