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프로볼링협회 "선발전 나이제한 유지하겠다"…인권위 시정권고 거부

지난 5월26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부산컵 국제오픈볼링대회’ 여자부 결승전이 열리고 있다. /부산=연합뉴스지난 5월26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부산컵 국제오픈볼링대회’ 여자부 결승전이 열리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50대인 A씨는 지난해 프로볼링대회에 참가하려다 포기했다. 한국프로볼링협회가 주관하는 대회라서 협회 회원만 참가할 수 있다고 해서다. A씨는 비회원이다. 협회 정회원으로 선발되려면 남성은 만 45세 이하, 여성은 만 40세 이하여야 한다. 국내에서 상금을 걸고 볼링대회를 개최하는 곳은 협회밖에 없는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참여조차 할 수 없었다.

지난해 응시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프로볼링선수 선발전의 나이제한을 두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폐지를 권고했으나 프로볼링협회가 거부했다. 인권위는 프로볼링협회가 인권위의 권고를 불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11일 밝혔다.

한국프로볼링협회는 지난해 프로볼링선수 선발전부터 참가 자격을 제한했다. 이로 인해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진정이 인권위에 접수됐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특정 연령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심화하고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어 부적절하다고 판단, 협회 측에 나이제한 규정을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프로볼링협회는 이같은 권고를 거부했다. 프로볼링 발전과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나이제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협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경기 출전을 소홀히 해 경고 처분을 받은 회원은 총 8명으로 모두 50대였다. 같은 기간 경기 도중 체력 저하, 부상 등으로 기권한 선수 30명 중 40~50대가 18명이었다. 경기에 참여하기보다 오히려 프로선수 자격증으로 영리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협회는 주장했다.

관련기사



스포츠 관련 협회에서 나이 제한 규정을 두는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서도 챔피언스투어(준회원 선발전)의 참가자를 만 45세 이하로 제한했다가 인권위의 시정권고를 받고 2016년 폐지한 바 있다.

협회 측에서는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의 체력을 보장하고 경기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나이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체력에 개인차가 존재하고 최근 의학의 발달 등으로 체력과 나이의 상관관계가 적다는 의견도 있다.

인권위 측은 “프로볼링협회의 경우 협회 가입 없이는 상당한 상금이 걸려 있는 대회에 참여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박탈된다”면서 “협회가 우려하는 문제들은 다른 수단과 방법을 통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로볼링협회는 총 10억여 원의 상금을 내걸고 16차례 대회를 주최했다.


김지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