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셋째 날인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도 강정마을 주민 사면·복권 검토’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문 대통령의 언급이 ‘재판 농단’ ‘사법부 무력화’ 논란으로 번지자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법사위 국감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이 국감 전날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사면·복권을 약속하며 주무부처인 법무부 국감장을 정쟁의 장으로 만들었다”며 “아직 재판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사면·복권 약속은 재판농단이자 사법부 무력화”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제주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건설로 제주도민이 겪게 된 아픔을 깊이 위로한다”며 “재판 결과가 모두 확정되는 대로 (사면·복권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해군기지 입지가 결정된 2007년 이후 현재까지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 과정에서 공무집행 방해,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주민과 외부 단체 관계자는 총 611명이며 이 가운데 유죄 판결을 받은 이는 모두 463명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조응천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의사진행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발언을 하며 국감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내 소란이 커지자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하며 오전 국감은 파행을 빚었다.
이후 다시 진행된 국감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관련 질의에 “원칙적으로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재판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면·복권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는 재판이 끝난 뒤 사면·복권을 단행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정해져 있다”며 “사면·복권이 일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등은 법무부가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