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과 함께 세계 2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팀이 우승을 두고 막판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올 시즌(총 13차)은 어느 때보다 잘 달렸지만 10차 대회 때 도요타팀에 역전을 당한 후 점수 차가 20점까지 벌어졌다. 남은 12·13차 대회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지 못하면 3년 연속 준우승이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14일 WRC에 따르면 지난 4~7일 영국 웨일스(Dayinsure Wales Rally GB)에서 열린 11차 대회에서 ‘현대 쉘 모비스 WRT(현대월드랠리팀)’는 각각 5위와 6위를 기록해 누적 총점 297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005380)와 1위를 다투고 있는 도요타 가주(Gazoo) 레이싱팀은 이번 대회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해 누적 총점 317점으로 선두를 지켰다. 이번 대회는 현대와 도요타, 포드(3위), 시트로엥(4위)이 경합하고 있다.
WRC는 F1과 함께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개최하는 자동차 경주대회. 초고속으로 서킷을 달리는 F1과 달리 WRC는 11개월간 전 세계 13개국에서 아스팔트와 자갈길·눈길·산길을 달리는 ‘철인경기’다. WRC 차는 괴물 같은 힘은 물론 극한의 환경을 이겨내는 내구성과 유능한 레이서가 있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올해 대회는 현대차에 매우 중요하다. 올해도 준우승에 그치면 3년 연속 2위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기록을 얻게 된다.
WRC 우승은 현대차의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다. WRC는 현장 관람객만 360만명, 전 세계에서 TV 등 중계 시청자는 160개국 8억명에 달한다. WRC에서 성적을 내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다. 지난해 현대차는 유럽에서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모델 i30 N을 출시했는데 현지 판매량이 목표치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뜨겁다. WRC에서 우승하면 N은 날개를 달게 되고 대중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현대월드랠리팀이 도요타에 역전하려면 12차 스페인대회(10월25~28일), 13차 호주대회(11월15~18일)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둬야 한다. 이론적으로 현대월드랠리팀이 12차 대회에서 1위(25점)와 2위(18점)을 하고 도요타가 4위(12점)와 5위(10점)를 기록하면 21점을 앞서 역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