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한 히포크라테스의 예술(art)은 히랍어 기술(techne·테크네)에서 온 말이었다. 투시도법 등의 원근법이 평면에 그려지는 그림에 깊이감을 더해줬고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인상주의 미술은 광학과 무관하지 않다. 알게 모르게 예술은 기술,과학과 더불어 발전한 모양새다.
마침 ‘예술은 과학일까? 과학은 예술일까?’를 주제로 한 특강이 마련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오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석관동캠퍼스 연극원 506호 강의실에서 진행한다. 지난 5월의 춘계특강 ‘인공지능의 시대, 미래예술의 가능성’이 기대 이상의 관심을 끌자 주제를 심화해 기획된 추계특강이다. 이번 특강을 기획한 진휘연 한예종 예술교양학부 주임교수는 “예술이 인류의 진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주장은 21세기에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일까 하는 의문에서 이제껏 과학이 선도한 첨단 혁신의 산물이 예술의 상상력과 결코 분리되지 않음을 발견했다”면서 “더 넓고 큰 예술적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동시대 과학적 시각과 산물을 살피면서 그 뒤에 숨은 예술과의 접점을 분석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을 통해 살펴보는 신인류의 특징 △미래의 혁신적 기술로 평가될 수 있는 블록체인 △과학과 예술의 공유지점에 대한 철학적 접근 △최근 발생하는 현상들 뒤의 관계를 파악하는 복잡계 이론 등 신선한 내용들이 눈길을 끈다.
첫 강좌는 박해천 동양대 디자인학부 교수가 ‘변종-디자이너 혹은 인조인간’을 주제로 진행한다. 이어 11월 1일에는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가 ‘신뢰의 혁명, 블록체인의 철학’을 이야기 하고, 11월 8일에는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과학과 예술 - 역사적, 철학적 접근’, 11월 15일에는 최무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과학과 예술: 복잡계 관점’을 강의한다.
강의는 학생들 뿐 아니라 관련 주제의 전문가와 연구자, 청년예술가, 일반인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