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태권도 도복을 입고 등장했다.
이 의원이 동료의원 224명과 공동 발의해 국회를 통과한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이 이날 시행되는 것을 기념한 깜짝 이벤트였다.
이 개정안은 ‘대한민국의 국기(國技)는 태권도로 한다’는 조항을 추가함으로써 태권도가 관습법적 의미의 국기를 넘어 법률적 의미의 국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 데 의의가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국감 질의 시작 전 “국기 태권도는 세계 206개국 1억5,000만명에 한국말로 한국의 충효를 가르치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며 “오늘은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정말 뜻깊은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권도를 올림픽 공식종목으로 유지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영구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신념으로 도복을 입었다”며 “태권도를 많이 사랑해달라”고 강조했다.
태권도 공인 9단으로 알려진 이 의원의 태권도 사랑은 각별하다. 안민석 문체위원장이 국감 도중 “이 의원이 아직 태권도 관련 질문을 안 했다”며 추가 발언 기회를 줄 정도로 상임위에서 태권도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태권도가 국기로 지정됐는데, 정작 내년 태권도 예산은 353억원으로 오히려 4억원이 줄었다”며 “정부가 태권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 위원장이 ‘문화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복장을 제안한 후 문체위 국감에선 문체위원들의 다채로운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넥타이를 매지 않는 ‘노타이’ 회의를 원칙으로 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손혜원·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문화재청 국감에서 한복을 모티브로 한 정장이나 개량한복을 입었다.
안 위원장은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국감 아니냐고 비판한다”며 “그러나 문체위는 어느 상임위보다 품격있고 콘텐츠와 정책이 풍부한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야 문체위원들이 고성 없고 막말 없고 파행 없는 ‘3무 국감’을 끝까지 실천한다면, 11월 초 시작하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경기를 함께 관람하고 간송미술관 수장고에 있는 귀한 작품을 국회 ‘문화샛길’에 전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