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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없다" 골다공증 무시하다 '큰 뼈' 다친다

50~70세 여성 가장 취약한데

72%가 골다공증 검진경험 없고

진단 후 치료 중단 비율도 32%

엉덩관절 골절땐 1년내 15% 사망

초기부터 약물치료로 예방해야




지난해 골다공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91만여명으로 지난 2011년 78만여명보다 16%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94%(약 85만5,800명)로 남성(약 5만5,600명)의 15배나 된다. 병적 골절이 없는 골다공증이 94%, 병적 골절을 동반한 골다공증이 6%를 차지한다.

◇지난해 91만명 진료…94%가 여성


50세 이상 성인 10명 중 여성은 3명꼴, 남성은 1명꼴로 골다공증 상태며 일생 동안 엉덩관절의 허벅지 쪽 윗부분인 대퇴골(넙다리뼈) 등에 골다공증 골절을 경험한다고 한다.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질환으로 50∼70대 여성이 가장 취약하다. 폐경을 전후해 골밀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급감해 건축물의 철골 역할을 하는 뼛속 물질이 폐경 직후 수년간 그 이전보다 5~10배의 매우 빠른 속도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뼈는 만들어진 뒤에도 오래된 뼈를 부수는 과정(골 흡수)과 그 부분에 새롭고 싱싱한 뼈를 만드는 과정(골 형성)이 꾸준히 일어나야 건강한데 둘 간의 균형이 깨져 뼈의 두께가 얇아지거나 뼈 안에 작은 구멍들이 증가해 결국 부러지기 쉽게 된다.

이승훈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부모가 골다공증성 골절을 입은 자녀, 마른 체형, 45세 이전에 폐경된 여성, 류머티즘관절염·만성콩팥병·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 등 골다공증 위험요인을 가진 폐경 후 여성과 50~60대 남성, 위험인자와 무관한 65세 이상 여성과 70세 이상 남성 등은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골다공증 국가건강검진 대상 66세에서 54세로 ↓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50∼70대 여성의 72%는 골다공증 검진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진을 받지 않은 가장 큰 이유(중복 응답)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40%)’였다.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은 뒤 치료를 중단한 비율이 32%나 됐고 23%는 아예 치료 경험이 없었다.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통증·불편감을 느끼지 않아서(48%)’가 주된 이유였다. 골다공증에 대한 국가건강검진 대상 연령이 올해부터 66세에서 54세로 낮아졌지만 이를 아는 응답자는 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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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 시 골절 위험을 70%까지 억제할 수 있으며 뼈의 양을 1년간 8% 정도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황희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교수는 “먹는 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복용하고 식도 자극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양의 물(170∼230㎖)로 삼켜야 하며 복용 후 30분 이상, 아침을 먹은 뒤까지 누우면 안 되는 등 불편이 따르기 때문인데 복용 후 바로 누울 수 있는 약, 3개월~1년에 한 번 맞으면 되는 주사제를 쓰면 그런 불편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의 50대 이상 연령층의 문제만도 아니다. 장동균 인제대 상계백병원 척추센터 교수는 “초경이 늦은 여성은 성장기에 적절한 뼈의 질량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최대골량이 떨어지는 등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며 “따라서 젊고 건강할 때부터 규칙적인 운동과 칼슘·비타민 섭취를 통해 골다공증에 미리 대비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다공증성 골절 척추·대퇴골·손목 ‘단골’

골다공증 환자는 서 있는 상태에서 주저앉거나 옆으로 넘어지는 정도의 가벼운 외상에 의해서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골다공증성 골절인데 척추·대퇴골(넙다리뼈)·손목뼈가 대표적인 발생 부위다.

척추 골절은 골다공증 골절 중 가장 흔하며 수술로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진통제로 가셔지지 않는 만성 통증, 척추 변형과 심장·폐 압박에 따른 자세 이상과 심폐 기능 저하도 문제다. 손목 골절도 만성 통증, 일상생활 불편, 손목 변형 등을 초래한다.

가장 치명적인 대퇴골 골절은 엉덩관절을 이루는 대퇴골의 목 부분(대퇴경부)에서 잘 발생한다. 전신마취하에 수술하는데 고령·만성질환 등으로 이를 견디기 어려운 환자가 적지 않다. 금속나사 등으로 뼈를 붙여 고정하거나 인공 엉덩관절 수술을 할 수 있는데 15~20%가 수술 후 1년 안에 사망하며 반 정도는 걷거나 화장실을 가는 등 일상생활을 스스로 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는다. 수술을 받지 못하면 거동이 불가능해 폐렴·욕창·패혈증·혈전증 등으로 수개월 만에 사망할 수 있다.

윤필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엉덩관절 골절로 장기간 침상치료를 받을 경우 다양한 합병증으로 사망하거나 섬망·치매 등이 악화할 수 있다”며 “합병증 위험을 줄이려면 수술 후 보행 연습, 근력운동·재활 등을 통해 침상치료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켜 일상으로 빨리 복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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