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DSR 시범운영 기간 중 은행에서 고(高)DSR로 분류된 사람들 상당수가 자영업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말 소득이 적은 경우도 있지만 소득을 축소 신고한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SR을 관리 지표화하게 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결국 소득 증빙이 잘 안 돼 고DSR로 분류된 자영업자 대출부터 우선 줄여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DSR이 소득 대비 대출원리금을 상환하는 개념이다 보니 소득이 많을수록 대출한도가 많아지고 반대로 소득 규모가 작으면 대출한도도 작아지는 까닭이다. 다만 여기서 연간소득을 어떻게 증빙하느냐의 문제는 있다. 우선 ‘증빙소득’은 100% 인정된다. 증빙소득은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 가장 확실한 소득자료로 ‘샐러리맨’들은 이것 하나로 소득 증빙이 된다.
하지만 그동안 현금결제분은 소득신고에서 빼는 등 소득 측정이 불투명한 사업자는 신고된 소득 규모가 적어 대출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물론 건강보험료 납부내역 등을 보는 ‘인정소득’과 이자·카드사용액 등으로 보는 ‘신고소득’을 활용할 수 있으나 이는 각각 소득의 95%, 90%씩만 반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정·신고소득은 5,000만원까지만 인정되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기 악화로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권 문을 두드려온 자영업자들은 대출받기가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득이 적은 청년층·저소득층·은퇴생활자도 대출 축소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새희망홀씨 대출 등 서민금융상품 등 실수요자 배려책을 마련했지만 일반적인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DSR 70% 초과대출을 고DSR로 규정하고 시중은행의 경우 이를 전체 대출 중 15% 이내로 맞추도록 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눈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