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자 그의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가 20일(현지시간)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했다.
젠기즈는 이날 트위터에 “그들은 내 세계에서 당신의 육신을 앗아갔다. 하지만 당신의 아름다운 웃음은 내 영혼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나의 사랑스런 카슈끄지”라고 적었다.
젠기즈는 이 글에 카슈끄지의 생전 인터뷰 영상을 첨부했다. 영상에서 인터뷰 중 고양이가 무릎 위에 올라오자 웃음을 짓는 카슈끄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앞서 젠기즈는 지난 2일 카슈끄지가 결혼 관련 서류를 떼기 위해 총영사관을 찾았을 때 건물 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카슈끄지는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사우디는 그간 카슈끄지의 실종 사건에 대해 부정으로 일관했지만 이날 사망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다만 카슈끄지의 시신의 행방이 묘연하고 사우디 측이 밝힌 사망 사유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카슈끄지는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쿠웨이트, 수단, 중동 각지에서 해외 특파원으로 활동했고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영어 신문 ‘아랍 뉴스’의 부편집장으로 근무했다. 특히 1987년부터 1995년까지 오사마 빈라덴과의 인터뷰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카슈끄지는 2017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국하여 미국으로 건너간 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비판하는 기고문을 써 왔다. 그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에게 매우 비판적인 인사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의 예멘 개입도 비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