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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친환경 투자를 위한 녹색채권 ‘파란불’




지난 5월 한국산업은행이 국내 최초로 3,000억원 규모의 원화 녹색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함에 따라 국내 친환경 사업을 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녹색채권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녹색채권이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재생에너지·전기차 등 친환경 사업에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목적채권이다. 2008년 3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녹색채권 시장은 2017년 1,30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사회채권의 발행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해외 녹색채권 시장의 급격한 성장 배경으로는 선진국 녹색산업 시장의 성장으로 인한 투자 수요 증가와 주요 투자자들의 사회책임투자 실현수단으로서의 녹색채권 투자 진행을 들 수 있다. 녹색채권을 통해 발행기업은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고 투자자는 사회책임투자 의무를 이행할 수 있으니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 셈이다. 특히 사회책임투자에 적극적인 유럽의 경우 녹색채권 시장에 투자가 활발하다. 총 21조달러 규모의 글로벌 사회책임투자 중 유럽이 64%를 차지하고 있고 이 중 40%의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본격적인 녹색채권 시장 형성에 ‘초록불’이 켜지고 있다. 파리협정과 에너지전환 정책 이행을 위해 100조원 이상의 친환경 투자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도 사회책임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은 책임투자 조직을 확대하고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대체투자 등 모든 자산군에 환경과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는 책임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도 수천억원 규모로 투자를 증대시킬 예정이다.

녹색채권 시장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자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기업의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친환경 사업에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목적채권인 만큼 불필요한 ‘그린워시(기업이 환경에 해로운 물질을 배출하면서 친환경적 이미지 광고를 통해 녹색 이미지로 포장하는 것)’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부 중국 발행기업이 고효율 석탄발전사업을 녹색채권 투자 범주에 포함시켜 유럽 등 선진국 투자자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발행기업은 녹색채권의 발행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할 뿐만 아니라 투자 대상 프로젝트가 친환경 사업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자금의 집행과 결과를 투명하게 관리 및 보고할 수 있는 제반 기준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 이에 대한 제3자의 검증으로 녹색채권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의 경우 국내 기업의 성공적인 녹색채권 발행 지원을 위해 녹색채권과 관련한 업무역량과 전문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발행주선 업무를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찬 KPMG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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