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뷰티 "이번엔 사생결단" 올인...유통 "국내고객 뺏길라" 경계

<中 광군제 앞두고...긴장감 도는 뷰티·유통업계>

국경절 재미 못본 화장품업체

中 아이돌 광고모델 발탁하고

티몰라이브 행사 등 적극 홍보

11번가·G마켓 등 유통업계는

中쇼핑몰로 소비자 쏠림 우려

대규모 세일 등 할인 폭 늘려

#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규모로 진행되는 광군제가 2주 가량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뷰티·유통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국 특수를 누렸다가 금한령 등으로 수요가 한풀 꺾인 뷰티업계는 이번 광군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광군제가 중국 소비자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주목한다. 올해도 매출이 살아나지 못하면 사실상 앞으로 내리막길뿐이라는 위기의식에서다. 반면 내달 연중 최대 할인행사를 앞둔 면 G마켓·옥션·11번가 등 국내 유통업계는 국내 수요가 광군제·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빠져나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를 놓고 뷰티·유통업계의 분위기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국경절 재미 못 본 화장품 업계, ‘목 빠져라’ 광군제만=“지난 국경절 연휴 기간 국내 화장품 매출이 좋지 않았습니다. 중국 관광객 수는 이전만큼 회복됐다지만 한국 화장품 구매 증가로는 잘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유커들이 본격적으로 돌아오지 않은 탓이겠지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광군제에서도 매출이 이전만큼 나오지 않으면 화장품 업계가 크게 긴장해야 할 겁니다.(국내 화장품 대기업 관계자)”

광군제를 2주 가량 앞둔 국내 화장품 업계가 ‘긴장 모드’다. 중국 황금연휴 기간인 지난 국경절(이달 1~7일) 화장품 매출이 2016년 수준에도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 업체 대부분이 눈에 띄는 국경절 마케팅을 하지 않은지 오래됐지만, 그럼에도 국경절은 광군제 매출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이번 광군제에서도 예전 수준의 매출을 내지 못하면 사실상 국내 화장품업계는 더 이상 중국 수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이유로 뷰티업계는 광군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53% 성장한 65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아모레퍼시픽은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와 헤라·라네즈·마몽드 등 주요 제품을 광군제 한정 세트로 준비하고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 중이다. 헤라는 중국 인기 아이돌 ‘샤오잔’을 메이크업 홍보대사로 발탁해 홍보 활동을 강화했다. 에뛰드·이니스프리 등은 사전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쿠폰 등 할인 행사를 나섰다.

티몰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 ‘미쟝센’./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티몰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 ‘미쟝센’./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에이블씨앤씨는 중국 유명 남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미샤의 모델로 발탁하고 광군제 기간 중 팝업스토어 행사(상해 LUONE 캐피탈몰) 및 상해 풀만 호텔에서 ‘티몰 라이브’ 행사를 진행한다. 물량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려, 올해 약 73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수요 사수하라”…이베이·11번가는 프로모션 차별화=반면 국내 유통업계는 내달 광군제 기간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 주요 쇼핑몰로 쏠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G마켓 글로벌샵의 중국인 고객 매출이 12% 가량 증가하는 등 일부 광군제 수요가 역직구로 유입된 것으로 보이지만, 알리바바 티몰 중심의 행사인 만큼 한국 소비자 수요를 뺏기는 것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매년 11일 전후로 연내 가장 큰 할인행사를 여는 11번가(십일절)·이베이코리아(빅스마일데이) 등은 차별화된 마케팅 포인트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관련기사



먼저 11번가는 지난 15일부터 ‘십일절 전야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내달 1~11일로 예정된 ‘십일절’ 페스티벌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들로부터 가장 선호하는 제품을 묻는 ‘사전예약구매 위시템 투표 이벤트’ 열어 ‘다이슨 V10 앱솔루트’ 청소기 등 상위에 오른 제품들만 추려 사전 예약구매 프로모션으로 특가 판매한다. 25일부터는 인기 상품 중심으로, 26일부터는 아이폰 XS·XR을 오픈마켓 단독으로 사전예약에 들어간다. 11번가는 지난해 십일절 페스티벌에서 11일 하루 거래액이 사상 최대인 640억 원을 기록했고, 행사기간 전체(1~11일)로는 거래액이 4,400억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1월 11일 하루동안 1,682억 위안(한화 28억3,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광군제.지난해 11월 11일 하루동안 1,682억 위안(한화 28억3,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광군제.


이베이코리아 역시 같은 기간 진행될 전사적 차원의 대규모 세일 프로모션 ‘빅스마일데이’를 앞두고 티저페이지를 공개했다. 이달 말까지 G마켓·옥션에서 총 1억 원 상당의 쇼핑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대규모 사전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쇼핑지원금 행사는 금액 제한 없이 구매 이력만 있으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고, 추첨으로 선정된 총 2,000명에 ‘스마일캐시’ 각 5만 원씩 총 10만 원을 지급한다. ‘빅스마일데이’ 기간 발뮤다·마이크로소프트·빈폴·헤지스 등 총 10개의 브랜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도 미리 증정한다.

이정엽 이베이코리아 통합마케팅본부장은 “지난해 첫선을 보인 빅스마일데이 행사에서 연일 완판 행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등 구매 고객과 판매 고객이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며 “올해는 고객 혜택 및 참여 브랜드 규모를 대폭 확대해 독보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몰은 광군제 전후 사흘간 ‘시그니처 위크엔드’(11월 9~11일)를 모바일 채널 위주로 진행한다. 태블릿 PC와 휴대폰·이어폰 등 IT 전자 기기 중심으로 최대 30% 세일 진행하고, 에어컨·공기청정기 등 역시즌 가전상품도 준비한다. 건강·침구·리빙 등 겨울상품도 함께 내놓고 행사 중 시간별 특가상품이나 더블쿠폰(최대 11% 할인), 12개월 장기 무이자 할부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변수연·이재유·허세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