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투자부진으로 올해 3·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이 전기 대비 0.6%에 그쳐 2분기 연속 0%대 성장을 이어갔다.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도 2.0%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3·4분기(0.9%) 이후 9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한국은행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을 발표했다. 건설투자 증가율이 -8.6%로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1·4분기(-8.8%)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7.7%로 글로벌 재정위기 당시인 2013년 1·4분기(-12.3%)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투자부진이 지속 될 경우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7% 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내년에는 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징조가 뚜렷하고 글로벌 무역갈등, 고용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현재 정부의 단기 일자리 정책 등으로는 경기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체감할 수 있는 규제혁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진한 경제성적에 현대차 어닝쇼크, 미국 증시 폭락 등이 겹치며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4.28포인트(1.63%) 내린 2,063.30, 코스닥지수는 12.46포인트(1.78%) 하락한 686.84에 마감했다. 특히 코스피는 3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장중 2,033.81)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미중 무역분쟁과 기업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증시도 주저앉았다. 24일(현지시간) 미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4.43%, 3.09% 폭락했다. 아시아에서도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3.72% 급락했다. 다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02% 상승 마감했다. /김능현·유주희 기자 뉴욕=손철 특파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