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삼성전자(005930)·삼성전기·셀트리온에 외국인투자가의 순매도가 집중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가 정보기술(IT), 바이오 주요 종목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9,238억원, 삼성전기 8,493억원, 셀트리온 6,122억원어치를 집중적으로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2조3,000억원대로 10월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도(31조원)의 7.5%에 달한다.
증시가 급락한 이날도 기관이 2,152억원, 개인이 552억원 규모로 삼성전자를 저점 매수했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은 2,71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최근 5거래일 내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52주 신저가(4만550원)를 찍었고 3.64% 하락한 4만1,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기도 외국인들이 501억원 규모로 팔자에 나서면서 3.32% 하락한 11만6,5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특히 내년까지도 실적전망이 밝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이 이들 종목을 팔아치우는 이유로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와 자금이탈에 따른 대장주 투매 등을 꼽는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업황·실적을 감안하면 IT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 정도가 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들이 한국 자산을 담은 패시브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자금을 빼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순매도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장중 연저점인 21만1,500원까지 하락했다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4.88% 상승한 23만6,500원으로 마감했다. 2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셀트리온 지분 2.9%를 블록딜로 매각한 뒤 주가는 이틀 연속 8%대의 급락을 보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