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 전경련 구원투수로 나선 삼성그룹… 대외 관계 재개되나

삼성증권 IT 파트 이전 배경 놓고 다양한 해석 나와

11월 보아오 포럼 서울회의 삼성 수뇌부 참석 전망

삼성증권(016360) 정보기술(IT) 부문이 장기임대했던 KT 빌딩을 떠나 전국경제인연합회 빌딩으로 이전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회원사들의 연쇄 탈퇴, 사무실 공실 등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전경련의 구원 투수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대표적이다. 전경련이 처음으로 다음 달 서울에서 개최할 중국 보아오 포럼에 삼성그룹 수뇌부가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전경련과 삼성의 대외 관계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26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IT 부문은 10년간 장기 임대했던 KT 빌딩을 떠나 지난 7월 전경련 회관으로 이전했다. 삼성증권 IT 부문은 두 개 층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 말이 나오는 것은 왜 삼성증권이 추가 비용까지 내가면서 바로 옆에 있는 전경련 회관으로 이전했느냐는 것이다. 전경련 회관은 신축에다 랜드마크 빌딩 중 하나여서 KT 빌딩보다 임대료가 비싸다. 게다다 IT 부문의 특성상 이전비용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과 전경련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1961년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주도로 창설된 국내 대표적인 경제단체다. 경제계의 이해를 대변하며 대한상의, 경제인총연합회 등과 함께 최고의 영향력을 보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로 현대차, SK, LG 등 대기업들이 연이어 회원사에서 탈퇴했고 지난해는 삼성그룹 소속 15개 계열사마저 동참하며 존폐기로에 놓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다른 경제단체에 밀리는 등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상징성이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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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회원사들의 회비와 임대수입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기업들의 회원사 이탈로 전체 80% 수준에 달했던 삼성, 현대차, SK, LG 등 회비가 빠졌을 뿐 아니라 신축 빌딩에서도 잇따라 사무실을 이전하며 임대 수입마저 급감했다. 전경련 회관은 50층 규모다. 과거 14개 층을 사용했던 LS CNS가 마곡지구로 옮겼고, LG화학, 범한판토스, 팜한농 등도 잇따라 자리를 옮기며 공실률이 30%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가 근처 건물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저층부의 상가 등이 활성화되지 않아 입주를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재정난 악화를 해소하기 위해 공간 분할·임대, 무상 임차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IT 부문이 전경련 회관으로 옮긴 데 대해 전경련과 삼성 간 관계가 재개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병철 선대회장이 만든 전경련이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터라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다른 부서들도 차례대로 옮긴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측은 “동선이나 업무 효율성 등을 고려했을 때 다른 부서들은 강남사옥에서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전경련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하는 ‘보아 오 포럼 2018 서울회의’에 삼성 수뇌부가 참석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중국 보아오 포럼은 사상 처음 한국이 해외 지역회의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 포럼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을 비롯한 정·재계, 학계 등 유명인사 500여 명이 참석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에서는 한때 보아오 포럼 상임이사를 지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경련이 개최하는 포럼에 삼성그룹의 총수가 참석할 경우 탈퇴 이후 공식 석상에서 첫 만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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