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SDI·LG화학, 2차전지로 '실적 충전'

소형전지 판매 호조 등 힘입어

삼성SDI 영업익 전년比 4배 쑥

LG화학은 전지부문만 5배 증가

中 배터리업체 구조조정도 호재

삼성SDI(006400)LG화학(051910)이 배터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3·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SDI와 LG화학 전지 부문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전기차 등 중대형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업체들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정책의 변화로 배터리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점 또한 국내 업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SDI는 3·4분기 매출 2조5,228억원, 영업이익 2,41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6.6%, 영업이익은 301.5% 늘어난 수치다. 직전 분기에 비해서도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58.1% 증가했다. 전지사업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1.3% 높은 1조9,223억원, 전지재료사업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5.3% 높은 5,982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 또한 이날 매출 7조2,349억원, 영업이익 6,02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3.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3.7% 감소했다. 유가 강세와 무역분쟁이 화학제품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하지만 전지 부문 매출은 1조7,043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전지 부문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181억원에서 843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양사 모두 소형전지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미국 시장에서 원형전지의 수요가 증가한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로 폴리머전지 역시 계절적 성수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하이엔드 원형전지와 폴리머전지의 판매가 급격히 늘어 3·4분기 실적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며 “4·4분기도 3·4분기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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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소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양사의 관련 실적 또한 개선됐다. 삼성SDI의 전자재료사업 부문 매출은 전 분기보다 약 800억원 늘었고 LG화학도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 매출이 300억원가량 증가했다. 편광필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소재 공급의 확대 또한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중대형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양사의 실적 전망은 4·4분기 이후에도 밝다. LG화학은 4·4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만 1조원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초 오는 2020년까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90GWh까지 늘린다는 계획은 10~20% 이상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23일 기공식을 마친 LG화학 중국 난징공장에서는 내년 말부터 전기차 배터리 1단계 양산을 시작한다. 삼성SDI 또한 BMW·폭스바겐·재규어랜드로버 등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유럽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맞춰 지난해 헝가리에 약 33만㎡의 배터리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ESS 활용 촉진 전기요금제 등 정부의 정책효과로 ESS 시장이 호황을 맞은 점도 추후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강창범 LG화학 전지부문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ESS 캐파 증설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시장이 좋을 것으로 전망해 내년 매출은 올해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미카엘 삼성SDI 전지·전략마케팅 전무도 “내년 ESS 수요는 17GWh 정도 늘어 올해보다 글로벌 시장은 40%, 국내 시장은 35%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시장 또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2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변경해 고성능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출력·고성능 배터리를 생산할 수 없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겪는 반면 한국 배터리 업체의 공급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손 상무는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들이 한국 업체와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어 점진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몇몇 중국 OEM들과 활발히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 상무 역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경쟁력 없는 업체는 도태되고 4~5개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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