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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들이 본 우리 의원] 이용호 무소속 의원




◇베스트 드라이버

자꾸만 의원이 직접 운전대를 잡는다. 보좌진들은 조수석이나 뒷좌석 태우고. 물론 다 같이 주말출근 했을 때나 가까운 곳 다녀올 때 그렇다. 하지만 운전할 줄 아는 보좌진들도 많은데 그냥 옆에 태운다. 처음엔 너무 어색했다. 임기 초기에만 그러시겠거니 싶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이젠 익숙해져서 이따금 잠도 온다.


◇구내식당이 제일 좋다

입맛이 까다로울 줄 알았다. 이용호 의원이 거쳐 온 직업만 봐도 그렇다. 기자·국무총리실 비서관·최고경영자(CEO)·국회 홍보기획관까지 이력이 참 다양하다. 여기서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맛있는 음식 자주 먹을 것 같은 직업’이다. 언젠가 의원실 식구들이 다 함께 구내식당에 갔는데 의원이 “여기만큼 훌륭한 식당이 없어”라고 했다. 물론 괜찮기는 한데, 제일 훌륭하다는 건 솔직히 산해진미 경험 없는 우리도 선뜻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그냥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심이었다. 줄 서서 먹는 ‘맛집’들보다도 훨씬 좋은 식당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맛만 중요한 게 아니라 건강도 생각해야 하고, 이런 음식을 어떤 가격에 제공하느냐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렇게 음식 한 가지를 볼 때도 이용호 의원은 어느 하나에 쏠리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한다. 불필요한 권위의식 없이 담백하게, 의정활동도 그렇게 한다.



◇일할 땐 ‘똑부’

‘똑게-멍부 리더십론’이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출처미상 이론인데, 요지는 최고의 상사는 ‘똑게(똑똑하고 게으른 사람)’, 최고의 부하는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라는 것이다. 이용호 의원은 ‘똑부’다. 이론에 따르면 이 유형의 상사는 모든 부하를, 한 마디로 ‘조진다’. 이 의원은 매일 새벽 조간신문을 4~5개씩 읽는 것은 기본, 커다란 백팩에 책을 두 세 권씩 넣어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읽고, 글을 쓴다.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깊이가 남다르고 매일 같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퇴근 후 카톡금지법’, 로봇세, 최고임금제……. 툭하면 의원이 한 발 앞서 있어서 보좌진들은 이따금 식은땀을 흘린다.



얼마 전에는 이 의원이 수 천 페이지에 달하는 위원회 회의록을 뽑아달라고 했다. 프린트 하는 데만 2시간 걸린 것 같다. 설마 했는데 진짜 다 읽었다. 대충 본 것도 아니고 밑줄을 그어가며 정독했다. 그 덕분에 이 의원은 처음 치르는 국토위 국정감사에서도 ‘이슈메이커’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주말은 더 바쁘다. 남원·임실·순창 그 넓은 지역구를 분주하게 다니면서 민심을 듣고 할 일을 찾는다. 이 정도면 일중독이다. 상사로 치면 피곤한 사람 맞다. 그런데 보좌진이 아니라 국민 입장에서 보면, 의원은 상사가 아니라 ‘부하’다. 국민은 이용호를 국회의원으로 ‘취직’시켜준 고용주인 셈이다. 그렇다면 ‘똑부’ 이용호 의원은 월급 아깝지 않은 최고의 부하다. 우리 보좌진들이 일할 맛 나는 이유다.



◇바위를 뚫는 낙숫물 같은 사람

“국회의원들이 하는 게 대체 뭐냐”고 묻는 사람이 더러 있다. 이 질문에 우리는 당당하다. 실제로 꽤 많은 것을 ‘해냈기’ 때문이다. 이용호 의원은 한 번 마음먹으면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고집이 있다. 며칠 전만 해도 국민연금 주식대여 중단을 가장 먼저 주장해 정부 공식결정을 이끌어냈다. 공무원 항공권(GTR)제도를 폐지시켜 세금낭비를 막았고, 외교관 선발과정에서 ‘경쟁을 위한 경쟁’을 없앴다. ‘퇴근 후 카톡금지법’ 발의 후엔 몇몇 기업에서 “회사 운영에 반영했다”고 전해오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역구에서도 ‘일 잘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났다. 국립공공의료대학 남원 유치 ‘일등공신’으로 인정받고 있고, 50년 묵은 숙원사업 임실 옥정호 수변관광도로 예산 확보도 이뤄냈다.


요즘 이 의원이 ‘꽂힌’ 것은 호남 KTX 단거리노선 신설 추진이다. 세종역 신설을 두고 충북도 내 지역갈등이 생기고 있는데, 차라리 천안과 익산을 잇는 노선에 세종역을 만들어, 기형적으로 휘어진 호남선을 짧게 만들고, 세종시를 활성화시키자는 것이 핵심이다. ‘솔로몬식 해법’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 의원은 무서운 속도로 이를 전국 단위 이슈로 끌어올렸고, 초당적인 공조를 이끌어내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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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직선

이용호 의원은 합리적이다. 옳고 그름에 대해선 본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다. 얼마 전 이 의원은 대뜸 ‘반성문’을 써야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시절 아동수당 선별지급을 주장해 관철시켰는데, 제도 운영과정을 보니 결국 보편지급이 낫다는 것이다.

보좌진들은 깜짝 놀랐다. 과거 주장을 본인이 직접 나서 사과하는 것은 여태까지 보아온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게 하면 너무 쉬운 공격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보좌진들은 삼고초려를 했다. 꼭 쓰시겠나, 정말인가, 후회 없겠나. 세 번 모두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책임질 건 져야지.”

그렇게 ‘반성문’이 세상에 나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언론계는 물론이고 다른 의원들도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결론적으로는 많은 지지와 응원을 받은 것 같다.이 의원은 이날 저녁 “책임감 있는 정치풍토를 만들고 싶다. 걱정해주고 믿어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렇게 이 의원의 고집은 감동을 준다. ‘부드러운 직선’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 싶다.

이 의원과 함께 하는 이상 오늘도 바쁘고 내일도 바쁠 것이다. 하지만 이용호 의원실에 있다는 건 보좌진으로서 정말 큰 행운이다.

[이용호 의원은 누구]

△지역구 : ▲춘향이의 고장 ‘남원’ ▲치즈의 본산 ‘임실’ ▲된장, 고추장이 맛있는 ‘순창’

△소속정당 : 없음

△걸어온 길 : ▲경향신문 기자 ▲국무총리 공보비서관 ▲YM종합건설 대표이사 ▲국회사무처 홍보기획관

△국회 활동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국민의당 원내대변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 ▲국회 남북관계개선특별위원회 위원

△주요 법안 : ▲퇴근 후 카톡금지법 ▲BMW방지법 ▲공공의대설립법 ▲상습주폭 엄벌법 ▲자연재해 피해주민 지원강화법 ▲어린이 교통사고 방지법 ▲미세먼지 대책 일환 식목일 공휴일 지정법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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