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전문경영인 박현종, BHC 품는다

BHC 등 5개 프랜차이즈 인수

BHC 호실적에 매각 수차례 불발

경영자인수방식 묘수로 해법 찾아

인수가격 4,500억~5,000억대 추정




박현종 BHC 회장이 BHC 지주사인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를 인수한다. 박 회장은 전문 경영인이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경영자인수(MBO) 거래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의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PEF) 로하틴그룹과 매각주관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지분 100%를 박 회장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넘길 예정이다.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는 치킨체인점 BHC와 고급 소고기 레스토랑 창고 43, 소고기 전문점 그램그램, 불소식당, 순댓국 프랜차이즈 큰맘 할매 순대국 등 5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특수목적회사다.

BHC측에 따르면 주식 매매 계약(SPA)은 다음주 이뤄질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4,500억~5,00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형민 전 로하틴그룹코리아 대표, NH투자증권,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SSF)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박 회장은 또 이번 거래를 위해 주식매수 선택권(스톡옵션) 전부와 사재 대부분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이번 딜이 눈길을 끄는 것은 MBO라는 인수방식과 그 규모다. MBO는 경영진이 중심이 돼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다. 국내 식품업계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MBO 계약이 성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품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이번 인수가 현재 업계 2위까지 올라선 BHC 치킨의 경영 안정성과 성장성을 이어가기 위한 용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인 박 회장은 2012년 제네시스BBQ의 자회사였던 BHC치킨의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가 2013년 7월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튼그룹에 인수된 후 BHC치킨의 최고경영자(CEO)로 다시 영입된 바 있다. 그가 독자 경영을 시작한 지난 5년간 BHC 치킨은 말 그대로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BHC의 매출은 그가 CEO로 취임한 2013년 827억원에서 2017년 2,391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고 806개였던 가맹점 수는 1,456개로 대폭 늘었다. 가맹점 연평균 매출도 꾸준히 증가해 업계 10위권이던 순위는 2위로 올라섰다.

이 때문에 그동안 다수의 국내외 PEF들이 인수를 노렸지만 마무리되지 못했다. 실적이 급증하고 덩달아 몸값이 뛰면서 오히려 매각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MBO 방식이라는 묘수로 결국 딜을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 등 주요 PEF가 참여하게 된 배경은 프랜차이즈들의 실적이 좋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며 “박 회장이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실적에서 비롯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박 회장은 사업을 계속 확장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 체제는 물론 고용도 모두 승계해 기존 같은 경영 방식을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홍콩 몽콕 직영 매장 오픈 등으로 시작된 해외 진출 등 신성장 전략도 가속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BHC의 한 관계자는 “경영자가 기업 전부를 인수하는 MBO 방식인 만큼 기업 구조조정과 고용 조정, 고용 안정 및 경영 능력 극대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회사의 경영 체제는 지금처럼 유지하며 전체 직원들의 고용 승계와 사업 안정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경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