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자녀의 5%가량은 발달지연 예방에 필요한 재활치료가 필요한데도 전문시설 부족, 비싼 치료비 등 때문에 4명 중 3명꼴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신생아학회는 지난 6∼8월 전국 40여개 병원에서 2010년 이후 이른둥이(90%는 2016년 이후출생)를 낳은 부모 7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양육·치료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른둥이는 임신기간이 37주가 안 되거나 몸무게가 2.5㎏ 이하로 태어난 경우를 말한다.
임신기간은 30주 이하 40%로 가장 많았고 31~32주 18%, 33~34주 23%, 35주 이상 17%였다. 출생체중은 2㎏ 초과~2.5㎏ 이하(29%), 1.5㎏ 초과~2㎏(27%), 1㎏ 초과~1.5㎏(22%), 1㎏ 이하(21%) 순이었다.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입원기간은 2~3개월(48%)이 가장 많았고 1개월 이하(38%), 4개월 이상(14%)이 그 뒤를 이었다.
이른둥이 출산 후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 가정도 적잖았다.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맞벌이 중 1명의 경제활동 중단·축소(47%), 의료비 과다(31%), 보육비 과다(14%)를 꼽았다.
이른둥이는 감염에 취약해 42%가 응급실을 찾거나 NICU에 재입원했다. 평균 입원횟수는 2.13회였다. 입원 이유의 59%는 호흡기 등 감염 때문이었다. 감염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세(細)기관지염·폐렴을 일으키는 RS(21%), 감기(20%), 독감(18.5%), 설사·장염·수족구병·식중독을 일으키는 로타(9%)·엔테로(7%)·노로(3%) 등이었다.
이른둥이에게 감염될까 가장 우려하는 바이러스는 RS(43%), 독감·로타(각 18%)를 꼽았다. 하지만 56%는 RS바이러스 예방주사를 맞은 적이 없었다. 주된 이유는 정보를 몰라서(46.5%), 예방접종 대상이 아니어서(21.5%) 등이었다. RS바이러스 예방주사에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RSV 감염이 잦은 10월~다음해 3월에 임신 36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의 경우 손위 형제자매가 있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점도 영향을 미쳤다.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외동 이른둥이나 다태아는 건보 적용을 받지 못한다. 이번 조사에서 이른둥이의 27%가 다태아였고 68%는 손위 형제자매가 없었다.
이른둥이 자녀의 발달지연 예방에 필요한 재활치료도 크게 미흡했다. 이른둥이 자녀의 5%가량은 발달지연 예방에 필요한 재활치료가 필요한데도 4명 중 3명꼴로 치료를 받지 않았다. 이유로는 주변에 전문시설이 없어서(24%), 비싼 치료비(24%), 자녀와 치료기관을 방문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24%), 전문시설 대기가 너무 길어서(16%) 순이었다.
재활치료를 받은 경우에도 치료기관 방문에 따른 시간적 부담(42%), 비싼 치료비용(29%), 전문시설·인력부족(25%)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월 재활치료비용은 75%가 99만원 이하, 19%가 100만~199만원, 6%가 200만원 이상이었다. 재활치료기간은 6개월 이하(31%)가 가장 많았고 7~12개월(26%), 13~24개월(24%), 25개월 이상(19%) 순이었다. 이용한 재활치료기관은 종합·대학병원(71%), 재활전문병원·센터(22%)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결혼 후 원래 계획했던 자녀수는 75%가 2명 이상이었는데 이른둥이를 낳은 부모 10명 중 6명은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거나 덜 낳기로 마음을 바꿨다. 또 이른둥이를 낳을 수 있다는 걱정(31%), 이미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하려고(22%), 치료비 부담(19%) 등이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