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퇴근후 e메일 회신 강요금지'...뉴욕시, 조례 제정 나선다는데

미국 뉴욕시가 퇴근 후나 휴가 등 근무 외 시간에 업무지시를 하는 e메일이나 채팅에 응답하지 않아도 되게 하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 조례안을 심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 조례안은 근무시간 외의 연락 자체를 규제하지 않았지만 근로자가 ‘오프라인’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세부적으로는 종업원 10명 이상 기업에 근무시간 외의 메일에 답장할 필요가 없다는 규칙을 명문화하고 종업원이 답장하지 않아도 징벌 등 불이익이 없도록 했다. 대상 기업에는 이러한 내용을 두루 알리도록 의무화한다.

또 뉴욕시 당국은 위반기업에 1회당 250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오프라인’ 선택권 보장 조례 제정 배경은

디지털화 가속…업무 피로도 높아


위반기업엔 회당 250달러 벌금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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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조례안을 마련하는 것은 급속도로 진전되는 디지털화로 자택은 물론 비행기에서도 업무가 가능해짐에 따라 근로자가 업무를 피할 수 있는 경우가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이다. 뉴욕시는 상시업무에 연결되는 환경이 근로자에게 스트레스가 된다는 판단에 따라 근로자들의 오프라인 선택권 보장에 나섰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팀이 지난 2016년 미국의 각 산업계 종사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업무시간 외 메일에 대응하는 시간은 주당 평균 8시간에 달한다. 이 연구팀은 8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업무시간 외 메일이 근로자 본인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기기 사용은 일과 생활의 균형 증진과 근무시간 단축,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장시간 노동과 과밀노동, 가정생활에의 간섭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로 근무시간 외 메일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프랑스는 지난해 종업원 5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근무시간 외 메일 취급에 관한 사내 규칙을 노사가 협의하도록 법률로 정했으며 이탈리아도 지난해 법률을 제정해 업무시간 후에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고용계약에 명기하도록 의무화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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