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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 인근 환자 사망률, 종합병원 근처의 2배"

건보, 의료보험 빅데이터 분석

중증환자 사망률 이천·여주 최고

0115A17 중진료권별 인구 1,000명당 병상 수 현황



중소병원만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 환자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근처에 사는 환자보다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병상 수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지만 중소병원에 집중돼 중증질환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3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중간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급성기 병상 수는 2016년 기준 인구 1,000명당 6.2개로 OECD 평균인 3.3개의 1.9배였다. 급성기 병상은 요양·재활·특수·정신·한방·치과 병상을 제외한 일반적인 병·의원의 병상을 일컫는다.


규모별로는 300병상 미만 중소병원 병상이 전체의 69%를 차지했다. 반면 OECD 회원국 평균은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이 전체 병상의 50%를 넘었다. 전체 급성기 병상 규모에서는 OECD 평균을 크게 웃돌지만 중소병원에 병상이 쏠리는 현상이 심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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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에 급성기 병상이 집중되면서 중진료권 중증환자의 사망 예상률을 일컫는 중증도 보정 사망비(전국 평균 1명 기준)는 이천시·여주시가 1.7명으로 강릉시·평창군 0.8명의 2.1배에 달했다. 이천시·여주시는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3.7개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모든 병상이 300병상 미만의 중소병원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보공단은 이번 연구에서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병상이 1개 증가하면 사망비는 9% 줄고 재입원비는 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소병원에 집중된 급성기 병상 배치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전환하면 입원비와 재입원비는 각각 23%와 20%씩 줄어드는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진료비는 9.2% 줄어들어 5조9,000억원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보공단은 내년 초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를 최종적으로 보완해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를 주도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히 병상을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전국 진료권별로 병상을 배분하는 병상총량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입증됐다”며 “지역별로 균등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수가 조정 등을 통해 중소병원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고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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