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休]편안하게 자연과 하룻밤…힐링을 '찍다'

■경기도 포천서 1박2일 '글램핑'

푸른산수목원에 12개 텐트 객실 쫙

샤워실·침대에 난방·소파까지 갖춰

배낭 하나 메고 고급스런 야영 만끽

뒤편엔 산정호수 전망대 따라 산책로…

풀내음 맡으며 바비큐, 마음까지 배불러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푸른산페어웨이’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글램핑을 즐기고 있는 여행객들.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푸른산페어웨이’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글램핑을 즐기고 있는 여행객들.




푸른산페어웨이의 텐트 내부.푸른산페어웨이의 텐트 내부.


푸른산페어웨이 뒤편에 마련된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로 올라가면 산정호수와 명성산이 한눈에 보인다.  /나윤석기자푸른산페어웨이 뒤편에 마련된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로 올라가면 산정호수와 명성산이 한눈에 보인다. /나윤석기자


캠핑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레저 활동 중 하나다. 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떠나지 않으면 좀이 쑤셔 못 배기는 마니아가 있는가 하면 “멀쩡한 집 놔두고 뭐하러 사서 고생하느냐”며 손사래 치는 이들도 많다. 그런데 이렇게 캠핑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사람들 가운데 ‘글램핑(glamping)’을 다녀온 뒤 캠핑의 매력에 푹 빠진 경우가 적지 않다. 글램핑은 호화롭고 고급스러운(glamorous) 야영(camping)으로 식기 도구는 물론 샤워·난방 시설 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아무런 불편함 없이 캠핑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맹추위가 몰려오기 전 배낭 하나 둘러메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글램핑장에서 제대로 힐링을 하고 돌아왔다.

서울 근교에 캠핑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글램핑장으로는 경기도 포천의 ‘푸른산페어웨이’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푸른산페어웨이는 대유그룹의 계열사인 푸른산수목원이 지난해 10월 포천시 영북면에 개장한 글램핑장이다. 약 2,480㎡ 부지에 12개의 텐트를 객실로 운영하고 있고 뒤편에는 산정호수가 보이는 전망대를 따라 산책로도 조성해 놓았다. 개장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깔끔하고 편리한 시설 덕분에 벌써 입소문이 많이 나면서 최고 성수기인 8~10월에는 월평균 150팀이 몰려드는 ‘글램핑 명소’로 자리 잡았다.

“글램핑장 안에 없는 시설이 없다”는 말을 믿고 자가용에 장비 하나 싣지 않고 포천으로 향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한 차는 약 1시간 40분 만에 푸른산페어웨이에 도착했다. 오후4시가 살짝 넘은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밤에 묵을 텐트에 대충 짐을 푼 뒤 글램핑장 뒤에 조성된 산책로부터 걸어보기로 했다.


너무 가파르지도, 그렇다고 아주 평탄하지도 않은 산길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제법 쌀쌀했지만 오히려 산행으로 흘러내린 땀을 식혀줘서 고맙고 요긴했다. 적당한 속도로 500m쯤 올라가니 전망대가 나왔다. 산길을 처음 오를 때만 해도 “고작 몇백 미터 걸어서 무슨 ‘인증샷’ 포인트를 만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전망대에 서자 거짓말처럼 산정호수의 경관이 한눈에 펼쳐졌다. 호수는 눈이 시리도록 맑았고 너른 품으로 호수를 감싼 명성산의 자태는 위엄으로 가득했다. 굳이 저 아래 호숫가에 조성된 둘레길을 따로 가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아름다운 경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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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 찍고 경관도 감상하며 충분히 시간을 보낸 다음 글램핑장으로 돌아오자 어느새 허기가 느껴졌다. 매점에서 2만원을 주고 숯불을 구매하니 관리자가 직접 그릴을 가져와서 텐트 바로 앞에 놓인 화로에 불을 피워줬다. 사전에 미리 예약 주문한 목살과 등심을 받아서 충분히 달궈진 화로 위에 올렸다. 어스름한 저녁, 쌩쌩 부는 바람에도 화로의 숯불은 빠른 속도를 고기를 익혔다.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를 배경음악처럼 깔고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자연을 벗 삼아 직접 구워 먹는 고기 맛이 평소와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는지 소고기·돼지고기 할 것 없이 금세 바닥났다. 매점에서 추가로 사온 된장찌개와 일회용 밥까지 싹 비운 후에야 식탁을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이 솟았다.

식기 세척장에서 그릇을 깨끗이 씻은 다음 장작을 사서 캠프파이어에 모닥불을 피웠다. 두툼한 패딩을 입고 있어도 충분하지 않을 만큼 쌀쌀한 날씨였지만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불을 쬐니 온몸에 온기가 감돌았다. 저 멀리서 엄마·아빠 손을 잡고 나들이를 온 꼬마의 행복에 겨운 웃음소리가 들렸고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하늘에 가득 펼쳐져 있었다.

깔끔한 샤워장에서 뜨거운 물로 몸을 씻은 후 텐트 안으로 들어왔다. 역시나 듣던 대로 글램핑장의 압권은 텐트 내부 시설이었다. 널찍한 텐트 안에 침대와 TV는 물론 소파와 소형 탁자까지 마련돼 있었다. 침대 위에는 전기장판이 깔려 있었고 벽면에 고정형으로 설치된 온풍기도 산속의 차가운 공기를 눅이고도 남을 만큼의 따뜻한 바람을 내뿜고 있었다. 이 정도 가격에 이만한 시설이라면 누구라도 캠핑 마니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산페어웨이의 12개 텐트는 크기는 모두 같지만 숙박 인원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2인 기준 성수기(4~10월) 시즌의 경우 일요일부터 목요일은 9만9,000원, 금요일은 13만9,000원, 토요일은 16만9,000원이다. 텐트 하나에 묵을 수 있는 최대 인원은 4명이다. /포천=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푸른산페어웨이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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