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 합종연횡에…인력·조직 효율화 나설듯




실적 부진 여파로 창사 이래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부품 계열사 인력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파워텍과 현대다이모스 합병에 따른 중복 사업부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현대위아(011210)와의 추가 합병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대규모 희망퇴직설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그룹에서는 파워텍-다이모스 합병 이후 계열사 간 추가 합병 및 희망퇴직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파워텍과 다이모스는 내년 1월 1일까지 합병하고 중복되는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직 축소와 인력 전환배치 가능성이 나온다.

파워텍과 다이모스는 변속기라는 교집합이 있다. 파워텍은 자동변속기, 다이모스는 승용 및 상용차의 수동변속기를 주력으로 한다. 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변속기 판매나 영업 조직, 연구 조직, 지원조직이 중복된다. 현대차그룹은 두 회사의 합병목적을 “중복되는 변속기 분야의 연구개발(R&D)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복사업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기존 인력의 전환배치와 희망퇴직이 이뤄질 것이란 얘기가 직원들 사이에서 확산 되는 배경이다.


통합 다이모스가 향후 현대차그룹 내 또 다른 부품 계열사와 합병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온다. 현대위아는 엔진과 변속기 등 자동차 파워트레인 부품을 제작을 주력으로 한다. 매출의 85%가 자동차 부품이다. 합병 다이모스가 위아와 합병하면 변속기 생산 및 판매나 연구·개발 등 각 부문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위아의 엔진 개발 역시 변속기와의 연계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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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다이모스를 위아와 합병하면 위아의 3대 주주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1.95%)의 지분가치 상승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부품 계열사 간 효율성을 키우면서 대주주 지분 가치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셈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부품의 특성상 엔진 변속기 개발은 연계돼 이뤄질 수 밖에 없다”며 “합병 다이모스에서는 변속기를, 현대위아에서는 엔진과 4륜 구동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그룹사 내 파워트레인 전문기업으로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앞서 현대모비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합병 다이모스를 합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던 지배구조개선안은 현대모비스의 실적 악화 우려로 잠정 중단됐다. 현대모비스의 실적을 보전하기 위해 합병 다이모스를 합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 내에서 다양한 얘기가 나오면서 임직원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동요하고 있다. 최악의 실적 부진에 더해 예상 못한 계열사간 합병으로 인력 효율화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직은 몰라도 지원부서의 경우 합병에 따라 중복 인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대차 부품 계열사들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희망퇴직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대다이모스의 한 직원은 “합병 후 대표이사 명의의 메일이 한 통 온 것이 전부”라며 “근무지 및 처우 등 합병 이후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황이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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