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법원에 대한 개혁입법을 추진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1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사개특위는 지난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설치안이 통과했으나, 위원 정수를 두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진 탓에 석 달여 만에야 가동하게 됐다. 진통 끝에 출범했지만 당장 앞에 놓인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핵심 사안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놓고 여야 견해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야는 20대 전반기 국회 때에도 사개특위를 구성해 공수처 설치 등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해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대 후반기 국회에서만큼은 공수처 신설과 검경의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민주당 소속인 박영선 사개특위 위원장은 전체회의 인사말에서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법관 블랙리스트 등의 사건이 국민에게 큰 실망을 주고 사법부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의심을 하게 만든다”며 “특위는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 숙원이었던 사법개혁 과제를 국민과 함께 해결해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의 보수야당은 사안별 반대나 유보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아울러 법원행정처를 비롯한 법원 개혁에 대해서도 정당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법개혁 전반에 대해 논의해야 하는데 여권이 내세우는 공수처나 검경수사권 등은 너무 지엽적이다. 특히 공수처는 옥상옥에 불과하다는 게 당의 입장인 만큼 신설 합의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검경수사권 조정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기는 하나 구체적 내용은 서로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활동 기간이 올해 말(12월 31일)로 못 박힌 ‘시한부 특위’이기 때문에 구체적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18대, 19대 국회도 사개특위를 줄줄이 구성했으나 번번이 활동시한에 얽매여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사개특위의 실제 활동 기간은 두 달밖에 안 남은 데다 정기국회 일정과 겹쳐 있어 무엇보다 내실 있는 진행이 필요하다. 역지사지 자세로 설득과 타협을 통해 이견이 조정될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 강조했다.
사개특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여야 3당 간사로 백혜련(민주당)·윤한홍(한국당)·오신환(바른미래당) 의원을 선임했다. 특위는 오는 8일 대법원과 법무부, 9일에는 검찰청과 경찰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산하 소위원회로는 각각 법원·법조개혁소위와 검찰·경찰개혁소위를 두기로 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