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내년 1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시행에 맞춰 케이뱅크 지분을 34%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달 케이뱅크가 1,2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데 이어 KT의 추가 증자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일 3·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시행에 따라 KT는 소유지분을 34%까지 확대할 수 있다”며 “새로운 한도까지 지분을 확대할 계획이나 구체적 규모나 시기는 주주사 간 협의가 필요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은 대기업 가운데 정보통신(ICT)부문 자산이 50%를 넘으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 KT가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당국의 적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윤 CFO는 이어 “지난달 케이뱅크에서 1,2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는데 KT를 비롯한 주요주주들이 참여할 계획”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지분율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케이뱅크가 증자를 단행하면 주요주주 지분율도 달라지게 된다. KT는 현재 케이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증자를 통해 지분율은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34%까지 늘리려면 추가증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영업이 확장됨에 따라 자본확대를 위해서도 추가증자는 불가피하다.
케이뱅크는 그 동안 규제에 얽매여 영업 확대에 심각한 지장을 받았다.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는가 하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 미만으로 금융당국에 시정조치를 받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케이뱅크 역시 이점을 고려해 일찌감치 증자 방안을 모색했지만 필요한 금액을 적시에 받지 못 했다. 지난 5월 1,500억원 규모 증자에 나섰지만 주요 주주들의 자금이 모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으로 KT의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KT는 케이뱅크의 영업속도에 맞춰 추가 증자를 신속히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의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는 자본금이 1조3,000억원으로 케이뱅크의 2배가 넘는다.
한편 KT는 이날 3·4분기 실적과 관련 무선사업 부문에서 부진했지만 인터넷TV(IPTV) 등 미디어·콘텐츠 사업에서 성장세를 나타냈다. 3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5조9,485억원, 영업이익은 2.1% 감소한 3,695억원을 기록했다.